AI 데이터센터 수요 등 미래 먹거리로 부상삼성, 합작과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양화LG, 조직개편 이어 글로벌 거점 확장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의 합작법인 설립한데 이어 이달 14일 독일 플랙트그룹(이하 플랙트)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HVAC 사업을 확대하고자 작년 7월 DA사업부 내 전략마케팅팀 소속이던 에어솔루션 사업 담당 부서를 '에어솔루션비즈니스 팀'으로 승격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제품을 중심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인수 및 합작법인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앞서 2014년 미국 시스템에어컨 유통전문회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고 작년 덕트(공기통로)를 통한 냉난방 제품인 유니터리에 강점을 갖고 있는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뒤이어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 대상의 중앙 공조에 장점을 지닌 플랙트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해 대형시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 특히 플랙트 인수로 최근 부상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들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삼성전자는 추후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해 종합 HVAC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AI, 스마트싱스 기반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b.IoT)으로 차별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HVAC 사업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신설된 ES사업본부는 HVAC 사업을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빠르게 성장시키고자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따로 떼어낸 곳이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부터 반도체 공장, 빌딩, 공공기관을 위한 상업용 에어컨, 가정용 에어컨,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솔루션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세계 곳곳에 냉난방공조 사업 거점인 HVAC 아카데미를 구축해 관련 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사업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영업 거점으로 활용중에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남동부 리옹에 신설하면서 현재 세계 43개 국가, 65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이를 7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LG전자의 HVAC 공급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23일 데이터센터 SI(System Integration) 기업인 GS ITM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추후 이들의 데이터센터에 열 관리 솔루션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인 열관리 및 칠러 솔루션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올 초 신흥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 지역인 인도에 에이스냉동공조 인도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자업체들이 냉난방공조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약 584억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에는 6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로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HVAC 솔루션은 최근 5년 동안 매출액 기준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왔고 올해는 30% 이상의 매출액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도 HVAC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ES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조544억원, 영업이익은 406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 21.2% 늘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 친환경 기조 등에 따라 열 효율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냉난방공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떠오르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냉난방공조 시장의 성장세는 추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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