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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직무대행 100일' 노태문 사장, 연착륙할까

산업 전기·전자

'직무대행 100일' 노태문 사장, 연착륙할까

등록 2025.07.15 13:35

수정 2025.07.15 14:2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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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흥행에 폴더블폰 신작도 호평M&A 본격 재시동···DX부문 경쟁력 강화관세 폭탄·中 공세 등 하반기 최대 시험대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진=삼성전자 제공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진=삼성전자 제공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모바일, TV, 가전 등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은지 100일이 지났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노태문표 삼성전자 DX부문'은 적잖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선 갤럭시 S25에 이어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인 갤럭시 Z플립7 및 갤럭시 Z폴드7까지 거듭된 혁신을 이끌어내며 다시 한번 그가 '갤럭시 신화'의 주역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수년 간 멈춰있던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시계도 최근 DX부문을 중심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따라다니는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DX부문장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본격화된 관세 폭탄,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 등 하반기 파고를 잘 넘어야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인 노 사장은 지난 4월 1일자로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임명돼 이달 9일부로 100일을 맡았다. MX사업부만을 이끌어왔던 그가 MX사업부는 물론 생활가전(DA)사업부 등 DX부문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게 된지 100일이 지났다는 뜻이다.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것은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예고되지 않았던 일이지만 그가 고 한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거라는 점은 예견된 일과 같았다. DX부문장의 바통을 넘겨받을 만한 인물로 노 사장이 가장 유력시되어 왔다는 점에서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지난 100일간 숨가쁜 일정들을 소화하며 경영 능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100일째 되던 날인 지난 9일도 갤럭시 Z플립·플립7 언팩 행사를 직접 이끌었다.

'미스터 폴더블', '갤럭시 신화'라는 그의 수식어에 맞게 올해 남다른 갤럭시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선보인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 S25 시리즈는 최초의 인공지능(AI) 폰인 갤럭시 S24에 비해 강화된 AI 기능과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성능 등을 기반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107일만에 국내 2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최단 기간 기록도 세웠다.

그 결과 MX사업부는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에도 버팀목이 되어줬다. 2분기도 MX사업부의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점유율 19%)였다. 해당 기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1% 줄어들 가운데 경쟁사인 애플과 샤오미가 연간 출하량 성장률에서 줄거나 주춤한 반면 삼성전자만 성장률을 늘렸다. 통상 2분기는 신제품 출시가 없어 삼성전자 MX사업부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의 경우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얼마전 선보인 갤럭시 Z플립·플립7 시리즈도 또 한번의 혁신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Z플립·플립7 시리즈를 만들 당시 기존 형태를 개선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설계하면서 기능은 물론 디자인적인 혁신도 이뤄냈다. 이번 제품들은 AI 기능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폴더블폰의 한계로 지적됐던 두께와 무게를 확 줄이며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가 실제 터치하는 초박막 강화유리(UTG) 두께는 오히려 늘리는 등 내구성도 놓치지 않았다.

노 사장 역시 이번 시리즈와 관련해 "갤럭시 Z폴드·플립7은 우리 혁신의 정점"이라며 "단순히 폴드·플립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폴더블 제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M&A를 통한 업의 경쟁력 강화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후 굵직굵직한 M&A들이 없었다. 이에 사실상 삼성전자의 M&A 시계가 멈춘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왔다. 그러다 올해 들어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이는 주로 DX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약 500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달 냉난방공조(HVAC)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어 이달 7일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와 인수계약을 맺었다. 이번 인수들은 추후 전장, 가전, 모바일 등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적인 변화도 있었다. 지난 5월 DX부문에 'AI 생산성 혁신 그룹'이 신설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AI 활용 역량을 끌어올려 AI 시장을 주도하는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의 전환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노 사장은 직무대행 맡게 된 직후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흐름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효율적이고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노 사장에게 과제들도 남아있다. 앞으로의 기간 동안 그의 리더십을 통해 능력을 보여주고 'DX부문장 직무대행'에서 'DX부문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인선을 하는 대신 노 사장에게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검증 절차를 남겨뒀던 것으로 풀이된다.

'CEO는 실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있듯, 그가 검증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성적이 관건일 것이라는 보인다. 그는 MX사업부문뿐만 아니라 DA 및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경쟁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DA사업부의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모바일, TV 등이 해당 분야에서 1등을 해오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문제는 하반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는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1등을 해오던 TV, 모바일 등의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를 앞세운 맹추격이 이어지면서 위협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압박으로 옥죄어오면서 DX부문 내 사업부 전반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생활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LG전자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관세 여파는 현실로 다가온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노태문 사장이 지난 4월 직무대행을 맡은 후 MX사업부 호실적,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 시도 등을 이끌어내며 순항하고 있다고 평가된다"며 "다만 하반기는 관세 압박, 중국 공세 등으로 비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되지만 이를 얼마나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DX부문장으로의 안착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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