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스토어·쇼룸 중심 오프라인 전환중소 브랜드 글로벌 교두보 역할 강화인플루언서·라이브커머스 활용 현지 전략 확대
K뷰티·K패션 '직접 접점' 확대···플랫폼이 성장 견인
CJ올리브영의 '글로벌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고, 영국·일본·동남아 등에서도 급성장하며 글로벌 회원 수가 335만명을 돌파했다. 올리브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현지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며, 일본과 미국 오프라인 진출까지 준비하는 등 현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글로벌몰의 성장은 단순 매출 확대를 넘어 중소 K뷰티 브랜드가 해외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K뷰티 대표 플랫폼으로서 브랜드들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글로벌 유통 인프라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신흥 브랜드인 '마뗑킴', '젠틀몬스터' 등과 함께 중국 상하이, 일본 오사카·나고야, 동남아, 북미 등에서 오프라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연간 거래액 3조 원 달성을 목표로 브랜드 인큐베이팅 및 맞춤형 지원을 강화 중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패션 업계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 유통·운영·마케팅 등 모든 영역에서 맞춤형 전략을 제공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현지 네트워크와 콘텐츠 경쟁력, 패션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최고의 글로벌 진출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K-라이프스타일로 확장···유아동복·스타트업 약진
최근에는 유아동복, 인디 브랜드, 스타트업 등 K-라이프스타일 산업 전반으로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은 일본에서 올해 매출이 134% 급증하며 프리미엄 백화점 채널 중심의 입점 확대로 일본 MZ세대 부모 사이에서 고급 북유럽 스타일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센켄 키즈 패션상' 수상 등 현지 트렌드 변화의 중심에 서고 있다.
신생 K뷰티 스타트업의 약진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아누아는 2019년 론칭 이래 저자극·효능 중심 스킨케어로 해외 70여 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 '부츠'에 입점한 매장을 120곳에서 650곳 이상으로 단기간에 확대하는 등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라이스 토너', 'PDRN 세럼' 등 대표 제품은 현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아누아 관계자는 "이번 매장 확대를 통해 유럽에서도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의미 있는 오프라인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며 "영국 내 대표 스킨케어 브랜드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와 유통 전략을 다각도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기능 더마코스메틱 분야에서도 변화가 활발하다. 케어놀로지는 병의원용 처방 기반의 '의사개발 화장품'을 앞세워 대만·중국 등 중화권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있다. 최근 대만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라이브 방송에서는 '리블루 크림 인 미스트', '리블루 세럼'이 방송 시작 1분 만에 7000개가 완판되는 등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케어놀로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케어놀로지가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시장 확대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체험과 쇼룸 부상···'직접 경험'이 경쟁력
온라인 중심이던 K뷰티·패션 유통 채널은 다시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와 체험형 쇼룸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서울 성수동 '롬앤 핑크오피스'는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60~70%에 달해 평일에도 긴 대기 줄이 이어지는 등 K뷰티의 글로벌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최근 오픈한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 역시 마르디메크르디와 마뗑킴 등 인기 브랜드가 집결해 '오픈런' 현상을 연출하며 2030 외국인 고객까지 대거 끌어들였다.
일본에서는 색조 브랜드 데이지크가 도쿄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현지 오프라인 채널에서만 매출의 70% 이상을 올리는 등 '체험'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 특성에 맞춰 브랜드 감성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지크 관계자는 "일본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의 감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K뷰티 편집숍, 팝업스토어 등이 현지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일 브랜드 대량 출점 전략에서 벗어나, 쇼룸·플래그십 등 체험형 공간을 통해 브랜드 철학과 차별화된 스토리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온라인 기반이 강한 K뷰티 브랜드들이 오히려 오프라인을 쇼룸으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와 정부의 글로벌 진출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K뷰티·K패션 팝업을 개최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를 넓히고, 산업부·중기부는 브랜드의 해외 진출 인큐베이팅 및 K-콘텐츠 행사 연계 지원을 하며 식약처는 국가 간 인증 협력을 통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K뷰티·패션이 한류 열풍과 기술력,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유아동복, 스타트업 등 산업 외연 확장에 따라 고용·창업 등 경제효과가 확대되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현지 유통 경쟁 심화, 오프라인 네트워크 구축,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의 과제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패션의 성장은 한류, 디지털 마케팅, 제품력 삼박자가 맞물린 결과"라며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현지화, 고기능·고효능 기술 혁신이 지속 성장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수한 품질과 트렌디한 신제품, 저렴한 가격이 K뷰티의 차별화된 장점"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유럽·중동 등 신규 시장으로 확산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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