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000억 추가 지원 결정담보 여력 소진·부채비율 155% 돌파차입부담 가중에 자본잠식 리스크 부상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지난 5월 13일 칼호텔네트워크에 2000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여는 칼호텔네트워크의 차입금 상환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대여금의 이율은 5.328%, 기간은 오는 11월 28일까지다. 이로써 한진칼의 칼호텔네트워크 금전대여 총잔액은 기존 500억원에서 2500억원까지 늘어난다.
칼호텔네트워크 측은 "이번 2000억원 대여는 금융기관 장기차입금 원금 상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칼호텔네트워크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바로 누적된 적자와 이에 따른 재무부담이다. 2024년 기준 칼호텔네트워크의 자산총계는 5147억원, 자본총계는 2041억원 수준이다. 최근 2년간 170억원대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다 2023년 흑자(427억원)로 전환했지만, 그 이전까지 10년 연속 당기순손실에 시달려 왔다. 특히 2019년 말 40.6%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2023년 말 51.2%로, 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메워진 셈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의 자금 지원 외에도 자체 차입을 병행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산업은행 등 5개 금융기관과 총 2000억원 규모 대출 약정을 맺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보유 부동산을 사실상 전부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토지는 2038억원, 건물은 2609억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담보로 묶여 있다.
회사는 2018년 토지 재평가를 실시해 자산가치를 1008억원에서 2046억원으로 늘렸고, 이 과정에서 810억원의 재평가이익이 반영돼 당기순손실 누적에도 자본총계가 3151억원까지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에도 적자가 지속돼 2024년 말에는 자본총계가 2041억원으로 줄고, 부채비율은 150%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18억4774만원에 그친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제주칼호텔 부지 등 자산 매각도 시도했지만, 2022년 체결했던 매매계약이 매수인 측의 요청으로 종결이 지연된 끝에 결국 무산됐다. 매각이 실패하면서, 해당 자산은 매각예정자산에서 다시 유형자산으로 환입됐다. 이로 인해 단기 유동성 압박도 해소되지 못했다.
이처럼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회사는 외부 차입과 대주주 대여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한진칼의 추가 지원 역시 자본확충이 아니라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그리고 단기 유동성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칼호텔네트워크의 재무 리스크는 당장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데다, 10년간 적자가 반복된 탓에 자기자본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향후 실적이 다시 적자 전환된다면 자본잠식 위험까지 배제할 수 없다. 모회사 한진칼로서도 대여금 추가 지원이나 출자에 따른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실적 개선을 위해 그랜드하얏트인천과 서귀포KAL호텔 등 주력 호텔의 영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단가 수요와 항공사 장기투숙객, 연회·MICE 수요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객실과 부대시설 개선, 다양한 패키지 상품 운영을 통해 내외국인 수요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칼호텔네트워크 관계자는 "주요 호텔의 영업력 강화와 함께 제주칼호텔 등 자산 매각을 병행해 수익성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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