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광역 본부서 카톡 프사로 'SKT 위약금 면제''월 2500만원' 과도한 영업 목표가 단초 제공한 듯대리점·판매점 중심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도 논란
업계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과도하게 설정된 '영업 목표'를 채우려는 일부 직원의 욕심이 이번 사태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대해 KT는 불건전한 영업 활동을 지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KT 광역본부는 최근 직원들에게 '오는 14일까지 SKT 위약금 면제'라는 내용이 담긴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사 조치는 아니고, 일부 광역본부장(전무)이 직원들에게 카톡 프로필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귀띔했다.
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 사태 이후 다른 통신사로 옮기는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 주면서 쏟아지는 이들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KT 관계자는 "본사는 커스터머 부문장(부사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불건전한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KT 지역 광역 본부가 이런 결정을 한 데에는 지난해 단행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KT는 지난해 5750명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 자회사 두 곳(KT 넷코어·KT P&M)을 만들어 인력을 재배치하고, 10년 이상 근속자와 정년 1년을 남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았다.
여기에 응하지 않은 직원 2500명은 영업 전담 임시 조직 '토탈영업TF'로 이동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교육을 거쳐 지역 영업 및 고객불만 대응 업무 등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과도한 영업 목표가 설정돼 불만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취재 결과 일부 KT 광역본부에서는 기술직 출신 직원에게 1800만원, 영업 조직 출신에게 2500만원의 월간 영업 목표를 하달했다.
이번 SK텔레콤 위약금 면제가 과도하게 설정된 영업 목표를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일부 대리점에서 진행하는 SK텔레콤 고객 맞춤형 이벤트도 논란이다. 일례로 KT 온라인 판매점 'KT 마켓'에서는 '폴더블7(갤럭시Z플립7·폴드7)' 출시와 관련한 사전예약 이벤트를 통해 SK텔레콤 이탈 번호이동 고객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유통 채널은 이 이벤트로 SK텔레콤 이탈 고객에게 추가적으로 1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KT의 이런 행태에 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부서에 설정된 높은 목표치가 이번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조치와 맞물린 형국"이라며 "이를 관리해야 할 책임은 명백히 KT 본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LG유플러스도 일부 직영점에서 SK텔레콤 위약금 면제를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논란이 일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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