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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본무 7주기···뚝심과 끈기 리더십 재조명

산업 재계

구본무 7주기···뚝심과 끈기 리더십 재조명

등록 2025.05.19 13:4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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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선구자적 비전트럼프 출범 등 경영 불확실성 커져성공적 도약 위해 '선택과 집중' 필요

故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한 지 7년을 맞았다. 사진=LG 제공故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한 지 7년을 맞았다. 사진=LG 제공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7주기가 다가오면서 그의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이 재조명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그의 '뚝심과 끈기' 정신을 되살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내일(20일)은 구 선대회장의 7주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LG 주요 경영진들이 모여 비공개 추모식을 진행했던 1주기 이후로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추모식을 치렀던 만큼 올해도 조용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 선대회장의 리더십은 온화와 뚝심, 끈기로 정의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그의 뚝심과 끈기 리더십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LG에너지솔루션이다.

현재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더욱이 수십 년 전에는 배터리 산업의 잠재력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구 선대회장은 이차전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 중 한명이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선대회장은 영국 출장길에서 충전을 하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2차 전지를 접했고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구 선대회장은 이차전지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비전을 품고 1992년 연구개발에 착수한 이후 뚝심과 끈기로 사업을 이어 나갔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수년간의 투자에도 성과는 쉽사리 나지 않았고 2005년 관련 적자만 2000억원 가까이 됐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회의적인 시선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2차전지 사업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직원들을 다독이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이같은 신념과 집념 덕에 1999년 국내 최초 원통형 리튬 이온 배터리 양산 성공이라는 업적을 세웠고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자리잡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LG 제공구광모 LG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LG 제공

구 선대회장에게 바통을 이어 받아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 회장은 그의 업적들을 차분히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구 회장 역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그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ABC(AI, Bio, Clean Tech)'와 함께 강조한 것이 배터리다.

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장과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공정기술 등에서 혁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던바 있다.

구 회장은 또한 구 선대회장의 '고객'을 우선하는 경영철학도 이어가고 있다. 구 회장이 2019년 취임 후 신년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고객'이다. 그의 남다른 고객사랑 역시 구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의 온화한 카리스마 역시 구 선대회장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다. 그러면서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과감히 접는 강단 있는 모습도 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26년간 이어오던 휴대폰 사업과 12년간 진행해온 태양광 패널 사업 등은 철수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실용주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또한 구 선대회장이 파고를 넘는 전략이기도 하다. 구 회장이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구 선대회장의 2017년(창립 70주년) 신년사를 다시금 꺼내든 것도 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경영진들에게 "당시에도 올해와 같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경제질서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시기였으며 경쟁 우위 지속성,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경영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는 탄핵 정국을 맞았고 글로벌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으로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구 선대회장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뚝심, 그리고 경쟁 우위와 성과 창출이 가능한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철학을 되새겨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경영철학들을 계승해 나가고 그와 동시에 'ABC' 사업들 통해 보다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경영진들에게 강조했듯 추후에도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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