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매입액만 약 8조 달해퀄컴 스냅드래곤 가격 인상 등 여파자사 AP 탑재 확대가 원가절감 열쇠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기준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7조789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대비 29.2% 늘어난 수준으로 약 1조7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매입액 규모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전사 실적의 버팀목이 되어준 DX부문의 영업이익과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 DX부문이 올해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8조476억원이었다. 벌어들인 영업이익 만큼 모바일 AP 매입액에 쓴 셈이다.
이는 올해 초 선보였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5 시리즈의 AP로 퀄컴 스냅드래곤이 전량 탑재됐던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500 탑재가 고려됐으나 수율 문제로 끝내 채택되지는 못했다.
퀄컴은 이번 AP 제품 가격을 전작 대비 20~30% 인상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갤럭시 S25 출시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던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도 전년대비 37.2% 증가한 4조78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원가 절감을 위해서라도 자사 AP 활용이 절실하다고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DX부문 가운데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네트워크 사업부와 합산)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0.1%다. 반면 경쟁사이자 자사 AP를 활용 중인 애플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30%대다.
삼성전자의 자사 AP 엑시노스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제조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엑시노스를 활용하게 되면 퀄컴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원가는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 LSI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등 자사의 반도체 부문 이익 증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엑시노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엑시노스 2500은 수율 개선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플립7에 탑재됐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리즈에 자사 AP 엑시노스가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2600 탑재를 고려 중이다. 시장에서는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만 엑시노스 2400을 썼던 갤럭시 S24 시리즈 때와 같이 내년에 새로 나올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도 일부에만 탑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엑시노스 2600) 평가가 계획대로 되고 있고 평가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엑시노스 2600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내년에도 일반적인 칩 선택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