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출신 경영자, 실적 부진 극복 기대감중국 의존도 탈피와 북미 재공략 본격 추진화장품 사업 체질 개선 및 신성장 동력 모색
이정애 대표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했다. 그는 2022년 차석용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최초의 여성 CEO로 취임했지만, 중국 시장 둔화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속에서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의 매출은 2021년 8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6조8119억원, 영업이익은 4590억원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6.3% 감소했다.
'더후'를 비롯한 주력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온 만큼, 회사는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았다. 중국 경기 둔화와 정책 변화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북미 시장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확장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11.8% 줄었다. 글로벌 K뷰티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선주 신임 CEO는 글로벌 시장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로레알코리아에서 키엘과 입생로랑을 총괄하며 한국을 글로벌 매출 2위 시장으로 성장시켰고, 키엘 글로벌사업개발 수석부사장으로서 브랜드 매출을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이후 엘앤피코스메틱에서는 '메디힐'의 미국 진출을 지휘했고, 카버코리아 CEO로서 'AHC'의 글로벌 확산을 담당했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이 사장이 이끌던 엘앤피코스메틱 미국법인은 연간 매출이 10억원 미만에 머물며 적자를 이어갔고, 카버코리아 역시 그의 재임 기간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다. 브랜드 트렌드 변화가 주요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있지만, 단기간 성과가 미비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는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사를 통해 북미 시장 재공략과 디지털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선주 사장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문성과 사업 감각을 갖춘 인물"이라며 "회사의 화장품 사업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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