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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세계, 면세 위기 돌파 카드로 '올드보이' 이석구 발탁···실적 부진 속 대표 전격 교체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신세계, 면세 위기 돌파 카드로 '올드보이' 이석구 발탁···실적 부진 속 대표 전격 교체

등록 2025.09.29 14:15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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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장기화 속 안정적 리더십 선택성과주의 인사 속 현장 경험 중시한 전략중국 VIP·해외 직구 등 위기 대응 기대돼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 그래픽=홍연택 기자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 그래픽=홍연택 기자

신세계그룹이 장기 침체에 빠진 면세사업 구원투수로 베테랑 경영인 이석구 사장을 전격 투입했다. 그룹은 최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신세계디에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큰 면세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검증된 인물'을 투입, 안정적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석구 신임 대표는 1949년 경기 용인에서 태어나 동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홍콩지사 부장, 경영관리실 이사보 등을 거쳤으며, 1999년 신세계에 합류한 뒤에는 백화점 지원본부장, 이마트 지원본부장, 조선호텔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후 이마트, 조선호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JAJU,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그룹 내에서 '올드보이'로 불린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시절에는 사이렌오더와 드라이브스루 같은 혁신 서비스를 안착시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끌었고,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린 성과로 주목받았다. 2023년부터 맡은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도 단독 패션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불황 속에서도 성과를 내 위기 대응형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이번 인사는 신세계그룹이 8개 계열사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한 대규모 쇄신 인사의 일환이다. 전체 기조는 성과주의와 세대교체였다. 1980년대생 젊은 CEO가 다수 발탁됐고, 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도 탄생했다. 그러나 면세사업만큼은 예외였다. 성과 부진이 장기화된 사업 특성상 '실험적 세대교체'보다는 안정적 리더십을 통한 돌파가 필요하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세대교체와 안정 확보를 병행한 상징적 사례"라고 분석한다.

현재 신세계디에프가 당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내면세점 매출은 회복세가 더딘 데다, 인천공항 임대료 논란과 특허권 상실로 공항 면세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고환율 부담,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 지연, 해외 직구 확산까지 겹치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신임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중국 VIP 수요 회복 대응 ▲비(非)중국권 고객 다변화 ▲온라인 채널과의 가격 경쟁력 확보 ▲인천공항 임대료 및 사업권 관련 난제 해결로 요약된다.

국내 면세업계 경쟁 구도 역시 치열하다. 롯데·신라가 1·2위를 다투는 가운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점유율을 넓히고 있고, 세계 1위 면세기업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한국 시장 진입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규모와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신세계디에프가 생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선 이석구 대표의 노련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실행력을 갖춘 이 대표가 면세 사업의 경쟁력 회복과 경영 안정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디에프 내부에서도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 대표는 스타벅스에서 사이렌오더와 드라이브스루를 정착시켰고, 라이브쇼핑에서도 단독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이라며 "다양한 성공 경험을 갖춘 만큼 면세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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