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성장 정체'···AX로 빠르게 전환해 활로자체 AI '믿:음' 기술력 입증, 공공사업 연이어 수주증권가 "AI가 KT 기업 가치 재평가 핵심 동력"
이런 KT의 발빠른 전략 변화는 'AI 3대 강국'(G3) 도약을 꿈꾸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 기조에 발맞춰 대한민국 대표 AX 기업으로 '퀀텀점프'할 강력한 모멘텀이 돼 줄 것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가장 한국적인 AI라는 '믿음'···공공사업 잇딴 수주
KT는 '자체 개발'과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이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우리나라 환경에 최적화한 분야별 AI(일명 한국적 AI)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적 AI는 고객의 데이터 주권을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한국의 언어와 문화, 사회적 맥락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뜻한다.
이 중심에는 KT 자체 개발 AI 모델인 '믿:음'이 있다. KT는 2023년 10월 '믿:음 1.0'을 선보인 이후 자사 고객센터와 IPTV, AI 전화 서비스 등에 적용해 실질적 활용 사례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믿:음 2.0'을 선보였고, 오픈소스로 개방해 기업과 개인·공공 누구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믿:음 2.0은 ▲115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Base' ▲23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Mini' 2종으로 구성됐다.
그 어떤 AI 모델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지녔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결단이었다. 믿:음 2.0 Base는 한국어 LLM 평가 지표 호랑이 리더보드3에서 파라미터 수 150억개 미만 국내 개발 모델 가운데 종합 성능 1위(지난 7월 기준)를 기록했다. AI 안전성에 대한 글로벌 벤치마크 'DarkBench'의 한국어 특화 버전 'KoDarkBench' 평가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이런 퍼포먼스는 올해 대법원 '재판업무 지원 AI 플랫폼 구축 사업'(145억원 규모)과 경기도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131억원 규모)을 연달아 수주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KT는 이달 중 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믿:음 2.0 Pro'를 비롯한 Llama(라마) 기반의 오픈소스형 모델,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 진행 중인 GPT4o 기반 커스텀(Custom) 모델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MS·팔란티어 'AI 노하우'도 접목···결과물 곧 공개
글로벌 빅테크의 뛰어난 AI 기술력도 벤치마킹한다. 선제적인 투자로 AI 시장을 이끄는 기업과 협업할 경우 실력 개선은 물론이고,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협업 파트너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다. 양사는 지난해 9월 AI·클라우드·IT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수조원 규모의 5개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한국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AX 분야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협업의 성과물은 조만간 베일을 벗는다. 양사는 조만간 국내 B2B(기업간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KT SPC'(Secure Public Cloud)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비슷한 사용 환경과 경험, 효율성을 제공하면서도 국내의 법률과 규제를 준수하며 높은 보안성과 자주성, 대규모 확장성을 두루 갖춘 점이 특징이다.
데이터 분석·AI 플랫폼 분야 강자인 미국의 팔란티어와도 지난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산업계 AX 촉진을 위한 솔루션 발굴에 힘쓰고 있다. 회사는 KT의 클라우드·네트워크 인프라에 팔란티어의 핵심 AI 솔루션이 결합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민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자체 LLM 믿:음으로 국내 공공 AI 시장을 선점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가시적인 성과 도출 시 기업 가치 재평가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에도 'AI 혁신'···홀로그램·로봇 제어 현실로
본업인 '통신사업'도 AI로 변화를 꾀한다. 통신은 고객이 내수에 국한된 탓에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단순한 통신망 제공을 넘어 AI와 네트워크가 본질적으로 결합된 'AICT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AI가 통신망 장애를 예측·탐지하고 데이터 의미를 이해해 최적화된 방식으로 전달하며, 고객 정보 탈취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일련의 통신 진화 과정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통신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단순한 '전달'에서 맥락의 '이해'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일례로 KT는 차세대 6G(세대)통신 핵심 기술인 '시맨틱 통신'(AI가 데이터 의미를 이해해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AI를 네트워크 구조에 본질적으로 통합한 'AI-native 네트워크'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영상·음성 통신 분야 실증에서는 고용량 데이터를 낮은 전송량으로도 품질 저하 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완전 자율주행이나 로봇 원격 제어, 실감형 홀로그램 통신과 같은 미래 통신 환경의 핵심 서비스를 구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노키아 벨 연구소와도 협력해 시맨틱 전송 알고리즘 개발에 힘쓰는 한편 '엔드투엔드'(실제 단말간 통신 시험) 성능 검증 및 실증도 수행, 6G 국제 표준화 기여와 글로벌 기술 생태계 주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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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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