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 앞두고 유통 준비 본격화직판 전략 및 저가 공세 예고엘론 머스크 선택으로 소비자 관심 급증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3분기 내 출시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릴리와 식약처 모두 구체적인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8월 말에서 9월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릴리가 국내 도매업체와 논의 자리를 갖고 지역 거점 도매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유통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주요 제약사가 유통업체 물망에 올랐지만, 현재는 직접 판매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마운자로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당뇨병·비만 치료제다. 해외에서는 당뇨 적응증으로는 마운자로, 비만 적응증으로는 '젭바운드'라는 별개의 브랜드로 허가받았지만, 국내에서는 모두 마운자로로 일원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 2023년과 2024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 각각 승인받았다.
현재 2.5mg부터 5mg, 7.5mg, 10mg, 12.5mg, 15mg 등 총 6개 용량이 허가받았지만, 이미 허가받은 프리필드펜 제형은 세계적인 품귀 현상 탓에 국내 도입이 어려운 상태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바이알과 퀵펜 제형 허가 신청을 추가로 진행해 식약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젭바운드는 뛰어난 효과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매출을 맹렬히 추격 중이다. 각 사 실적을 살펴보면 위고비와 그 동일 성분 당뇨병 약인 '오젬픽' 매출 합은 약 10조5018억원으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매출 합인 약 8조4870억원을 앞섰지만, 비만 치료제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격차는 크게 줄었다.
젭바운드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매출은 23억1000만달러(약 3조1878억원)로 같은 기간 위고비 매출 173억6000만덴마크크로나(약 3조643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젭바운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45% 급증한 반면 위고비는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말 GLP-1 제제 시장 점유율에서 릴리가 노보를 앞선 상황이다. 올해 3월 기준 릴리의 시장 점유율은 53.3%로 증가했고 노보 노디스크는 46.1%로 감소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대세가 뒤집힌 만큼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곧 릴리 측이 노보를 따라잡을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처럼 릴리가 1년 만에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에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만 치료제는 대부분 1년 이상 장기 복용이 필요하고 약값이 비싸, 감량 유지가 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크면 다른 약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크다. 또 환자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다이어트 클리닉 등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공유돼 환자가 주도적으로 약물을 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약물, 중독 및 건강의 새로운 추세'(Emerging Trends in Drugs, Addictions, and Health) 4호에 실린 한 연구(Ozempic in social media posts: Unveiling user perspectives through Reddit topic modeling)에 따르면, 39만 건 이상의 레딧 GLP‑1 관련 토론을 분석한 결과, "약물 비교"(switching between different GLP‑1 agonists) 주제가 자주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제로 마운자로가 경쟁 약물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인 만큼 점유율 확대는 자연스러운 일인 셈이다. 마운자로는 인크레틴 호르몬 유사체로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임상 3상 시험에서 단일 GLP-1 제제보다 체중 감량, 혈당 조절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72주 임상에서 평균 22.5%, 84주 임상에선 26.6%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며 68주 임상에서 약 15%의 감량 효과를 보인 위고비를 앞섰다.
공개적으로 위고비 투여 사실을 알리며 비만약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역시 지난해 12월 자신이 마운자로로 갈아탔다는 사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렸다. 그는 "오젬픽(위고비)에 비해 마운자로가 부작용이 적고 더 효과적인 것 같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는 1086억원으로, 전년 동기(414억원) 대비 162.3% 증가했다. 이 중 위고비가 시장 점유율 73.2%를 차지하며 매출 79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되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며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 출고가를 위고비보다 낮추는 저가 전략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한국 릴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에는 마운자로를 국내 2형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에게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 당국, 학회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마운자로 출시를 위한 제반 환경이 준비되는 대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릴리의 마운자로를 필요로 하는 국내 2형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에게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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