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하 첨단 동박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SKC·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해외 투자 유치 코퍼마크 등 지속가능 공급망 인증도 강화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국내 대표 동박 제조사들은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4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극박 동박 생산을 가속화하며 전기차 배터리의 고에너지 밀도화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필수 부품으로, 구리를 10㎛ 이하의 두께로 얇게 가공한 금속막이다. 음극재에 도포되는 활물질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두께가 얇을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경량화에 유리하다. 초극박 동박은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사양 배터리에서 필수 소재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준인 4㎛ 동박 기술 개발과 양산에 역량을 쏟고 있다. 4㎛ 는 머리카락 두께의 약 30분의 1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중국 등 경쟁사 대비 최대 8년 이상 앞선 기술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이 기술 차별화에 나서는 이유는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사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성능 동박은 높은 전도성과 내열성을 갖춰야하고, 고연신 동박은 얇으면서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유연하게 늘어나는 물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고출력, 고밀도 배터리 구조와 양산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현재까지 국내 동박 업체 중에서는 SK넥실리스가 지난 2019년 4㎛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양산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4㎛ 이하의 두께를 가진 하이엔드 동박으로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성과는 주요 해외 생산거점에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먼저 SK넥실리스는 지난달 일본 도요타통상으로부터 약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법인의 일부 지분을 도요타통상에 양도하고, 약 1억1000만달러를 유치하는 계약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말레이시아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 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말레이시아 공장을 전략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국제구리협회(ICA)의 책임 구매 인증제도인 '코퍼마크(Copper Mark)' 획득을 추진 중이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공급망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는 국제 인증으로,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고객사들의 공급망 실사 기준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동박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의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지금은 규모의 경제를 이미 달성했고, 기술력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발전했다"며 "유럽에 공장을 짓고 고객사 인증도 활발히 받는 등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동박 업체로는 중국 론디안왓슨에너지테크, 대만에는 창춘 등이 있으며, 일부 기업은 연간 수만 톤 규모의 초극박 동박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럽, 동남아 등지에 현지 생산 기지를 세우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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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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