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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배당금 더"···DB하이텍, 소액주주와 2라운드

산업 전기·전자

"배당금 더"···DB하이텍, 소액주주와 2라운드

등록 2023.02.15 14:55

수정 2023.09.06 07:50

김현호

  기자

1300원 vs 2417원···DB하이텍·주주 배당금 갈등배당금·배당성향 높였으나···"3년 전에도 10%"정기주총 표대결 예고···"10% 모이면 압도적 승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파운드리(위탁생산) 2위 업체인 DB하이텍이 주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물적분할 사태로 결집한 소액주주연대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금 상향 조정을 요구하면서다. 연대 측은 최근 본사를 직접 찾아 ▲현금배당 ▲사외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까지 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전날 지난해 매출 1조6753억원, 영업이익은 7687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38%, 93%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률도 13%포인트 오른 46%를 기록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전력반도체 분야 경쟁우위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으며 자동차·산업 등의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와 동시에 올해 565억원의 배당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순이익(5638억원)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1300원, 우선주 1350원이 책정됐다. 이는 시가배당률 최대 3.32%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1주당 450원이 책정된 2022년 배당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다. 배당 총액도 370억원 늘었고 배당성향은 6.1%에서 10%로 뛰었다.

DB하이텍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소액주주연대 측이 제시한 배당보다 낮아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정기주주총회까지 갈등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대 측은 실적 발표 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6312억원) 등을 고려해 보통주 1주당 2417원의 현금배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오른 것은 맞지만 2022년을 제외한 지난 3년 동안 DB하이텍의 평균 배당성향이 10%였다"며 "8년 동안 흑자를 이뤄낸 기업이 그동안 배당성향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상승률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율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목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14일 DB하이텍 본사를 찾아 주주제안서를 접수하며 "PSMC는 흑자전환 직후에도 주주환원율 23.7%를 달성했으므로 8년차 흑자기업 DB하이텍의 주주환원율 10%는 비효율적인 자본구조를 나타내는 증거"라며 "제안된 주주환원율은 최소한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에서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70.6%)와 VIS(66.5%), UMC(48.6%), PSMC(23.7%) 등 4사 평균 주주환원율은 52.3%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3년간 DB하이텍 주주환원율은 10%에 그쳤다. 연대 측은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23.7%로 제시하며 이 중 7.1%는 투자와 자사주 매입 중 선택할 것을 DB하이텍에 요구했다.

소액주주 측은 사측이 주주제안을 거부할 경우 정기 주총에서 표대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 기준 DB하이텍 특수관계자 지분은 최대주주인 DB Inc(12.42%)를 비롯해 DB생명(0.78%), 김준기 창업회장(3.61%) 등 총 17.38%에 불과한 상태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회사 측이 소액주주들을 적대 관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기관들과 외국인들이 저희 연대를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것 같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회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위해 3월 주총에서 많은 주주들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략 6~7%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10%까지 지분이 모이면 정기 주총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게 국내 기업들은 이익에 20~3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배당금이 높으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연구가 위축돼 성장성이 떨어진다"며 "이에 테슬라나 아마존 등은 배당을 하지 않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려 한다면 배당금 확대나 주가 부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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