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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사단, 한화에너지 매출의 1%도 안되는 계열사로 헤쳐모이는 이유

김동관 사단, 한화에너지 매출의 1%도 안되는 계열사로 헤쳐모이는 이유

등록 2022.01.18 07:30

이세정

  기자

태양광 운영관리 사업부 떼내 2월 별도법인 신설연매출 100억 안돼···가파른 성장, 매출50%씩 급증김 사장 측근인 한화솔루션 출신들, 주요 경영진에기존 태양광사업과 시너지, 수소·풍력 O&M도 가능그룹 정점에 한화에너지 전망, 기업가치 제고 연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에너지가 태양광 운영관리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떼낸다. 다음달 신설되는 O&M(Operation and Maintenance) 회사의 주요 경영진으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측근들이 배치됐다.

태양광 O&M시장의 광폭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동관 사장이 주도해 온 태양광 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향후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오를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겠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가칭 ‘태양광 운영관리 주식회사’(영문 Solar O&M Corporation)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영위하는 태양광 O&M사업부문을 분할하는 것이 골자로, 존속회사가 신설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달 11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2월28일 분할될 예정이다.

분할 목적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핵심 사업 강화’다. 신설회사는 태양광 O&M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집단에너지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던 한화에너지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것은 2013년부터다. 국내와 해외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면서 O&M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비교적 신사업인 만큼, 한화에너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2020년 기준 O&M사업 매출은 89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전년 매출 61억원, 영업이익 6억원과 비교할 때 1년새 각각 46%, 150% 급증했다.

한화에너지는 여기에 주목했다. 통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 무상 관리 기간이 3~5년 가량 적용된다. 이 기간이 만료되면,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맡을 업체를 찾아야 한다. 전세계 태양광 설치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잠재적인 고객수도 상당하다.

국내 태양광 O&M사업의 경우 발전소를 대상으로 20년 장기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감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국내 태양광 O&M시장은 한화에너지가 유일한 대기업이기 때문에 경쟁력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계열사 한화솔루션과의 사업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 등 미들스트림뿐 아니라 발전소 건설과 운영, 전력리테일 등 다운스트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수소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만큼, 한화에너지 O&M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

경영진만 살펴봐도, 신설회사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운영관리 주식회사’ 대표이사에 윤여진 상무를 내정했다. 사내이사에는 윤영진 전무가 올랐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으로 영입된 윤여진 상무는 큐셀부문 경영관리부문 기획담당 임원을 역임하다 최근 한화에너지 사업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이동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GS그룹 출신으로 집단에너지 회사인 GS E&R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그는 경영관리와 에너지 사업에 익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내이사인 윤영진 전무도 김동관 사장 측근으로 불린다. 윤영진 전무는 2020년 초 김동관 사장이 전략부문을 신설했을 당시 영입된 인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했다. 특히 전략부문 전략기획실장에 임명되며 김동관 사장의 막강한 지지를 확인시켜 줬다. 이후 한화에너지로 자리를 옮겼고, 전략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감사로 이름을 올린 이광수 에스아이티 기획팀장도 눈여겨볼 만 하다. 에스아이티는 한화에너지 100% 자회사로, 자동화 설비업체다. 비상장사인 이 회사는 오너일가의 신임을 받는 인물들이 주요 경영진에 올라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설회사 설립이 궁극적으로 한화에너지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10월 모기업인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며 ㈜한화와 함께 이중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 했다.

한화에너지 최대주주는 지분 50%를 보유한 김동관 사장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했고, 지주부문 대표이사에 김희철 한화임팩트 사장(옛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을 앉혔다. 김희철 사장이 김동관 사장의 ‘멘토’라는 점에서 사실상 김동관 사장 회사로 분류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너3세로의 경영승계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필수적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한화에너지가 ㈜한화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인데, 실질 지주사 지위를 확보한 ㈜한화를 거쳐 그룹사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율을 4%포인트 넘게 늘린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핵심은 한화에너지 자체 사업력에 따른 현금 창출력과 기업가치 제고다. ㈜한화 지분율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자금력은 물론, 오너3세의 승계자금이 될 배당도 이뤄져야 한다. 자회사인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가 정체성을 투자전문회사로 변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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