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 속 조심스러운 금리 인하 전망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전날 연설에서 금리 인하의 명분이 될 미국의 경제 상황, 즉 성장률 둔화와 고용·물가 문제를 차례로 열거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상반기 성장률은 1.2%에 그쳤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성장률 둔화로 지난 5∼7월 일자리 증가가 월평균 3만5000개에 그쳐 지난 2024년의 월 16만8000개 증가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통계 지표도 인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작"이라며 통계국장을 해임한 사유가 됐던 지표다.
최근 전월 대비 0.9% 상승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 7월 생산자물가(PPI)는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여전히 잘 고정돼 있으며, 우리의 목표인 2%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고용 둔화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추동한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인식이 금리 인하 쪽으로 한층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의 예상도 이와 일치하는 분위기다. 당장 다음 달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세 차례(9·10·12월)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발언하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0.50%포인트(p) 이상 내리는 '빅 컷'을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연준의 움직임은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 상황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0.25%p씩 내리는 '베이비 스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7월로 끝나는 12개월 동안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2.6%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2.9% 상승했다"며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2%)를 웃도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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