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보조금 종료 후 美 전기차 가격 경쟁 본격화대규모 할인 전략에 고율 관세 겹쳐 수익성 악화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7일(현지시간)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전기 세단 모델3의 보급형 트림을 공개했다. 모델Y 스탠더드의 현지 판매가는 3만9990달러(약 5700만원)로 기존 모델Y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모델(4만4990달러)보다 5000달러 싸다. 모델3 스탠더드 판매가도 3만6990달러(약 5271만원)로 책정돼 기존 모델3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보다 5500달러 저렴하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출시는 미국 전기차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종료한 바 있다.
그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와 경쟁해왔던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적잖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테슬라와마저 차값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의 3만달러대 전기차 출시로 그간 모델Y보다 저렴했던 기아 EV6(미 판매가 4만2900달러)는 모델Y 스탠더드보다 비싸지게 됐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출시는 이미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현대차는 2026년형 아이오닉5를 최대 9800달러(약 1300만원) 파격 할인해주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트림별 평균 할인 폭은 9155달러로 기존 보조금 한도인 7500달러를 1655달러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사실상 차량 마진을 대폭 낮춰 할인을 통해 보조금 공백을 메우고 추가 혜택까지 제공하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여전히 25% 관세 부과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협상을 통해 15%로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후속 협의가 지연되며 고율 관세가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6775억원, 2조3974억원을 전년 대비 25.2%, 16.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의 3분기 미국 관세 비용을 현대차 1조5000억원, 기아 1조2300억원으로 각각 추계했다. 이는 지난 2분기 관세 비용의 1.6~1.8배 수준이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건비, 품질 비용보다 3분기 영업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25% 관세 영향이 반영된다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약 15만대, 기아는 14만2000대 물량에 관세 영향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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