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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국인들의 아파트 쇼핑, 이대로 괜찮나

오피니언 기자수첩

중국인들의 아파트 쇼핑, 이대로 괜찮나

등록 2025.05.14 10:59

수정 2025.05.14 11:02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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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기성 주택 매입 해법 필요내국인 역차별 우려, 강력한 대책 나와야

 중국인들의 아파트 쇼핑, 이대로 괜찮나 기사의 사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처럼 리스 프롬 차이나(lease from the China)의 시대가 올 수 있죠."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아파트 쇼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지적에 유명 부동산 전문가가 한 말이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철저하게 징수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경기가 다시 부흥 사이클에 접어들면, 중국 현지 내수 침체로 갈 곳을 잃은 쌈짓돈이 우리나라로 급격하게 흘러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표면적으로 국토부 통계상 외국인들이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보유한 주택은 전체의 0.49%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미미한 수준이라고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내국인 역차별과 투기성 매입, 자금 출처 불분명 등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소유한 주택 수는 전국에 걸쳐 약 9만5000가구로 집계됐는데, 이 중 60% 이상이 아파트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전체의 55.5%(약 5만3000가구)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인(2만1000가구), 캐나다인(6225가구), 대만인(3307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대목은 외국인이 보유한 주택의 72.8%가 서울·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된 요인도 있지만 인프라와 집값 상승 등을 노린 투자 또는 투기성 매입도 상당수 확인된다.

실제로 5채 이상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이 452명, 3채 이상 소유자는 1242명에 달했다. 심지어 서울에만 아파트 85가구를 보유한 외국인 임대업자도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한 번도 거주한 적이 없는 아파트를 보유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일례로 한 미국인은 아파트 42채를 갭투자로 사들였고, 8살짜리 중국 어린이를 비롯해 미국 청소년이 수십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한 중국인은 강남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를 89억원에 사들이면서 전액을 중국 현지 은행에서 대출받았고, 학생비자로 들어온 한 중국인은 빌라 2채를 매입해 매달 월세로 90만원씩 받는 경우도 확인됐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내국인들은 DSR, LTV, 자금조달계획서 등 각종 금융·세제 규제에 묶여 있다. 반면 외국인은 자국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거나, 가상자산 환치기 등 불법적인 자금 조달로 규제를 우회할 수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은 다주택 여부나 자금 출처를 쉽사리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취득세·양도세 중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허점은 내국인 역차별 논란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외국인은 자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규제를 피하는 사례가 많지만, 한국 내 거소등록, 신용점수, 소득 증빙만 있으면 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도 가능하다. 금리는 내국인보다 다소 높지만, 주택 감정가의 70~80%까지 대출이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와 달리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투기세 도입하거나 구매 제한, 추가 세율 부과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심지어 중국도 자국에선 1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에 한 해 주거용 부동산 매입을 허용하고 매수 후 임대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제약을 두고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아파트 쇼핑은 단순한 통계 수치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 내국인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대출 규제에 묶여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지만 외국인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투기성 매입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우리 국민의 실수요 물량 보호는 물론, 내국인 역차별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대한 실효적인 규제와 투명한 자금 출처 확인과 투기성 매입·매도에 대한 강력한 세금 징수 등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훗날 우리 땅에서 외국인 명의의 주택에 세들어 사는 이들을 심심찮게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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