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추경·벤처 투자 등 '정책 모멘텀'···국내 증시시장 '좌우'중소형 내수주·AI·금융주 등 수혜주에 주목··· '조방원' 강세 지속美 '관세 리스크' 잔존···대출 규제에 건설·은행주 조정 가능성↑
이에 하반기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할 주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선과 방산, 원전 종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과 중소형 내수주,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6일 뉴스웨이는 국내 8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LS증권·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종목에 대해 질의했다.
◆하반기, 조방원·정책 수혜주 강세 지속···주도 업종 '순환'
상반기 국내 증시 선두에서 이끈 조선·방산·원전 업종은 올 하반기에도 상승 곡선을 그려나갈 전망이다. 해당 업종은 상반기 세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조선주를 대표하는 한화오션(112.58%)과 HD현대마린엔진(111.41%)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방산 대표주 현대로템(277.16%),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6.91%) 등도 주가가 3배가량 뛰어올랐다. 원자력 관련 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275.82%)와 한전기술(114.15%)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업종 중심의 흐름에서 벗어나 정책 모멘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주도 업종이 순환할 전망이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조선·방산·원전 업종의 경우 추가적인 실적 기대치 상향에 따른 영향으로 상승 여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높은 기대치를 반영해 주가가 상당 폭을 상승했다는 점에서 변동성 발생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상법개정안 관련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난 3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등 이재명 정부가 목표한 공약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을 포함한 2차 추경, 벤처 투자 확대 등 정책과 관련된 중소형 내수주와 AI, 금융주 등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지목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재명 정부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려는 성향 나타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중소형 내수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에는 소비 촉진 수단이 다수 포함돼 준내구재 또는 비내구재 소비 강화를 염두에 둬 비용 대비 수익 전망이 좋은 의류 업종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익 신장을 이끌어 주는 구조적 성장주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의 해소에 기여하는 저PBR주(PBR : 주가순자산비율)에 주목해야한다"며 "성장주에는 조선, 방산, 원전 등 산업재와 AI 산업의 성장을 향유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 등이 포함되고, 저PBR주로는 증권과 금융사를 포함한 고배당, 배당성장, 적극적 자사주 매입 등이 특징을 담은 종목을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기에는 성장주를, 지수의 조정 및 휴지기에는 저PBR주 중심의 배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들이 정책 시행에 앞서 주가가 이를 선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모멘텀별로 투자 아이디어를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별로는 상법 개정안 수혜 관련 종목으로 PBR이 낮은 중소형 지주 종목과 증권주를, 벤처 투자와 관련된 종목으로는 제약·바이오, AI 등의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관련 정책 모멘텀에 따라 관련 종목들이 순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추가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화장품 업종 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은행株, 하반기 조정 가능성···관세 리스크도 잔존
올 하반기 건설주에 대해서는 보수적 의견이 적지 않다. 최근 정부는 집값 잡기를 위한 초강력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정책 수혜주로 지목되며 주가가 들썩였던 건설주와 은행주가 조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건설주는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금리인하 기조, 원전 수출 기대감 확대에 따라 지난달 급등한 바 있다. 지난 6월 한 달간 KRX 건설 지수는 12.8%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3%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 은행 지수도 16.69%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앞질렀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업황에 먹구름이 끼면서 건설주의 주가는 상승세가 꺾이며 단기 조정에 들어갔고, 은행주는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건설과 관련해서는 우려했던 국내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영향력이 상당히 큰 은행의 경우 정부의 정책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반기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수출 중심의 종목들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관세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피해를 본 이차전지, 자동차, IT 가전 등의 종목의 경우 관세 리스크가 온전히 실적과 데이터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다만, 상당 부분 불확실성을 주가에 선반영해 온 만큼 이들 업종의 조정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하반기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경계해야 할 대내외적 요인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정책에 따른 변수와 ▲연내 미국의 금리 동결 가능성 ▲이재명 정부의 정책 후퇴 가능성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해 완화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생각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노이즈로서 영향력은 유효한데다 미국이 연내 금리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동성 모멘텀 기대보다 약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선진화법과 산업 정책이 재정 문제 등으로 약화될 경우, 국내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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