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기대되지만 멀어지는 '리딩금융'수익성 높지만 비은행 아슬아슬···믿었던 신한카드도 '휘청'"일등보다 일류" 구호 속 위기감↑···사업구조 재정비 과제
- 편집자주
-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초 내부통제·상생금융·밸류업·영업력 강화 등을 강조한 가운데 상반기 영업이 마무리됐다.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무난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나 하반기부터는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배드뱅크,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잇따라 발표되며 경영전략에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각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로 비이자이익과 신사업에 더욱 몰두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1조4883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국내외 경기 변동성 심화 등 악재 속에서도 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결과다.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신한금융은 올해 연간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SK증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 전망치는 4조8770억원으로, 지난해(4조5580억원) 대비 4000억원 가량 높다.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5조 클럽' 가입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진단이다. 새 정부의 정책에 따라 가계대출 규제와 상생금융 기여 등 금융권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들어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증권이 예측한 신한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KB금융(5조5280억원)보다 6500억원 가량 낮다. 지난해 두 금융그룹의 순이익 차이가 62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셈이다. 특히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1조4018억원)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전분기 대비 5.8% 낮다.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이 멀어지고 있는 이유로는 '비은행' 경쟁력이 첫 손에 꼽힌다. KB금융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고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신한은행 잘 나가지만···카드·캐피탈 역성장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1조12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진옥동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약 39%에서 지난해 25.2%로 급락했다. 2021년 42%에 달했던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2022년 39%, 2023년 35% 등 뚜렷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이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135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했고, 신한캐피탈(643억원)은 51.3%나 급감했다. 같은기간 신한라이프(1652억원)와 신한투자증권(1079억원)의 순이익은 각각 7.1%, 4.2%씩 늘었다.
특히 10년간 1위를 지켰던 신한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삼성카드에 왕좌를 내줬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5721억원으로, 삼성카드(6646억원)에 925억원이나 밀렸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이익도 삼성카드(1844억원)보다 500억원 가량 뒤처진 1357억원에 그쳤다.
또한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까지 삼성카드에 따라잡히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조사한 지난 5월 기준 신한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점유율은 18.50%로, 전월 대비 0.01%p 늘었다. 같은기간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17.99%에서 18.04%로 확대되면서 신한카드와의 격차는 0.46%p로 좁혀졌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실적에 이어 점유율까지 삼성카드에 1위를 내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은행 중심 사업재편 의지···"실적으로 보여줘야"
진 회장은 디지털 기반 업무 혁신, 조직 슬림화, 사업구조 재정비 등 밸류업 실행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해왔다. M&A, 제휴, 전략적 투자 등을 적극 추진하고 비은행 강화를 꾀하겠다는 게 진 회장의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올해를 밸류업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고 '질적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적 방향은 진 회장 본인의 내부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2024년은 신한의 기존 강점이었던 비은행 성과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라 몇몇 자회사들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쉬웠던 부분을 중요한 교훈으로 삼고 2025년엔 일류 신한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등보다 일류'를 내세운 진 회장은 단순 실적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등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질적 성장도 견조한 실적이 기초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일류' 도약은 선언성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B금융과의 격차를 줄이고 리딩금융 자리에 오르려면 비은행 부문의 턴어라운드는 물론, 글로벌·디지털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타이틀을 쥐고 있지만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외형 면에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전략적 메시지보다는 핵심 계열사의 수익성과 시장 지위 회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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