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 정체 속 저당·무설탕 제품 주류 부상MZ세대·건강 중시 소비층 성장롯데웰푸드·빙그레 스타 마케팅 강화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빙과 시장은 한때 2조 원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저출산과 대체 디저트 확산, 히트 상품 부재 등으로 장기간 정체 상태에 빠졌다. 실제로 2015년 2조184억 원을 기록했던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3653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반등을 시도 중이지만 속도는 더디다. 지난해 국내 빙과 소매점 매출은 1조4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5%에 불과하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자 인식이 아이스크림 시장의 방향을 바꿔 놓고 있다고 본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며 맛있으면서도 당이 낮고 칼로리는 적은 '스마트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제로칼로리, 식물성 원료, 비유제품 등 복합적인 건강 요소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빙과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제로 칼로리 버전의 '스크류바'와 '죠스바'를 선보이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한 달 만에 약 720만개가 팔리며 조기 완판됐고 후속작으로 '씨없는 수박바', '월드콘 저당', '돼지바 저당'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저당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무설탕 전문 브랜드 '제로(ZERO)'를 통해 바, 콘, 파인트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며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빙그레는 올해 4월 저당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딥앤로우(Deep&Low)'를 론칭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당 함량을 100g당 5g 이하로 낮추면서도 맛은 유지한 제품을 선보였고 MZ세대 인기 스타 장원영을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자회사 해태아이스도 알룰로스를 사용한 '로우슈거데이(Low Sugar Day)'를 출시해 제품 1개당 당을 2.2g으로 줄였으며 '부라보 바닐라 라이트', 제로칼로리 제품 4종 등 다양한 라인업을 추가했다.
헬시 아이스크림은 해외에서도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3월 중국 코스트코 7개 전 지점에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를 입점시킨 후 3주 만에 재발주를 받았고 이후 '제로 쿠키&크림'까지 수출 라인을 확대했다.
국산 아이스크림의 전체 수출도 증가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6943만 달러(약 9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수출량도 처음으로 상반기 2만 톤을 넘겼다. 업계는 올해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더는 단맛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건강과 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아이스크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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