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건설 적자 전환·포바이포 3년 연속 순손실고무줄 실적에 매출 축소까지···기초체력 제로주가 급등 틈타 임원 차익실현·유상증자 봇물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지건설은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883.18%에 달한다. 코스피·코스닥 통틀어 수익률 1위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치테마주로 묶이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부동산개발업과 건설업을 영위하는 이 회사는 상지리츠빌·상지카일룸 등을 대표 브랜드로 두고 있다.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2% 급감한 204억원, 순손실은 267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연관되며 급등세가 시작된 포바이포도 적자 행진이다. 포바이포는 올 들어 466.60% 급등하며 상지건설에 이어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영상콘텐츠 제작·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2022년 4월 코스닥 상장 당시 최고가(5만4800원)를 기록한 이후 주가 우하향이 나타났다. 상장 직전인 2021년에는 38억원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장 이후 3년 연속 순손실이 나타나고 있다.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2023년 338억원, 지난해 333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걷는 중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홀딩스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지는 못하긴 마찬가지다. 평화홀딩스는 2022년 순손실 11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109억원으로 1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2024년 24억원으로 급격히 줄면서 실적이 고무줄처럼 늘었다가 줄기를 반복하고 있다. 평화홀딩스와 함께 김 후보 테마주로 거론되는 대영포장은 2022년부터 순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하다가 지난해부터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들과 주요 임직원들은 빈약한 펀더멘탈에도 주가가 급등한 영향에 편승하는 중이다. 임정현 포바이포 부사장은 지난 4월 말부터 지난 9일까지 4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일부인 2만5500주를 장내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2만600~2만3630원으로 총 5억6000억원을 현금화했다. 포바이포 주가는 지난달 초만 해도 5000원대에 머물러 4배 이상 오른 상태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지건설은 100억원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 8일 상지건설은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신주 44만6898주 발행을 확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 규모(약 400만주) 대비 11% 수준으로, 청약률이 5.65%에 불과해 흥행에 실패한 결과다. 올해 2월 상지건설이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만 해도 1차 발행가액은 5000원이었지만, 그 사이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종 발행가액이 2만2850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1차 발행가액이었다면 조달 규모는 22억원대에 불과했겠지만, 주가가 급등하며 총 102억100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이처럼 정치테마주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과는 관계없이 학연·지연·혈연과 같은 인연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정치테마주 과열 현상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엄포를 놓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부터 조사국내 설치된 정치테마주 특별단속반장을 조사1국장으로 격상해 확대 운영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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