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사들 연말 인사 마무리기술진 경영 전면 배치·조직 재정비임원수 전반적 감소·젊은 리더 등용
주요 그룹사 인사 단행···기술통 약진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주요 그룹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2025년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의 올해 연말 인사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기술통들을 앞세웠다는 점이다. 우선 한진만 삼성전자 신임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은 SSD개발팀장, DSA 총괄 등을 거친 기술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된다. 신설된 파운드리 사업부 CTO를 맡게 된 남석우 사장은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을 수행한 제조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 수장들도 대거 교체됐는데 여기서도 기술진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최주선 사장은 삼성SDI로 이동했다. 삼성전기는 장덕현 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그룹 전자 주요 계열사 경영진 자리는 기술통들이 꿰차게 됐다.
SK그룹도 이번에 기술·현장·글로벌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이미 일부 주요 계열사들은 연중에 인사, 경영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바 있다. 대표적인 곳이 SK이노베이션 계열로 지난 10월 이공계 출신 기술·현장형 CEO 3인(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을 선임했었다. SK하이닉스에서 '개발 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안현 N-S Committee 담당도 낸드개발사업전략 담당, 솔루션개발 담당 등 개발 전문가다.
그룹 신규 선임 임원 75명 가운데 3분의 2가 사업, 연구개발(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이다. 그중에서도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신규 임원이 33명인데 이중 약 70%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 선임했다.
LG그룹도 미래 사업 역량 확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R&D 분야 차세대 리더십을 강화했다. 그룹 연구개발 임원수는 이번 신규 임원 21명을 포함해 218명으로 늘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준이다.
차세대 리더 육성하고 전체 임원 수는 줄여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젊은 세대 리더들은 발탁함과 동시에 전체 임원 수는 줄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이 탄생했다. SK는 SK하이닉스에서 42세 최연소 임원이 나오기도 했다. LG도 이번 인사로 80년대생 임원 수가 모두 17명으로 5년간 3배 늘었다.
다만 임원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을 승진시켰고 이는 전년(총 143명)대비 4.2%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부사장이 16명 줄고 상무는 15명 늘었다.
SK도 신규 선임 임원이 총 75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2년 전(145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LG도 이번에 승진 임원은 총 121명, 신규 임원은 86명으로 이는 각각 지난해보다 12.9%, 13.1%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 '반도체'·SK 'AI' 등 경영전략 각양각색
그룹사별 경영 전략에 따른 차별점도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 핵심은 반도체 부문의 역량 보강이다. 주력 사업이자 최근 삼성전자 위기설의 중심이었던 DS사업부에 변화를 준 것이다. 메모리 사업부는 신임 대표이사인 전영현 DS부문 부회장 직할 체제로 전환했다. 더불어 파운드리사업 수장 교체와 함께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CTO 보직 및 DS부문 지속의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했다.
또한 삼성글로벌리서치에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도 신설됐다. 신임 경영진단실장 자리에 기존에 삼성SDI를 이끌어왔던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이 임명됐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요청에 따라 경영, 조직, 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이다. 이에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와도 같았던 과거 미전실(미래전략실)에 부활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해당 조직을 이끌게 된 최윤호 사장 역시 앞서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 TF 등을 거친 바 있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해 온 SK는 이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SK이노베이션과 SK E&S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에 초점을 뒀다. 우선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기관(ARPA_E) 출신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사내 독립 기업(CIC) 체제를 운영돼 통합적이고 속도감 있는 운영 개선을 위해 관리 조직 기능을 통합, '운영개선(O/I) 추진단' 산하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구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T) 기능을 결집했다.
또 다른 특징은 AI 및 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TF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고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이 신설됐다. 더불어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LG전자는 기존에 제품 단위로 나뉘어 있던 사업본부 체제를 새롭게 뜯어 고쳤다. 사업본부 재편은 사업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강화, 기업간거래(B2B) 가속화, 유명 분야 신성장동력 확보 등 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조직간 시너지를 높이고자함이다. LG전자는 H&A(Home Appliance&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Business Solutions)의 기존 4개 사업본부를 ▲HS(Home Appliance Solution)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VS(Vehicle Solution) ▲ES(Eco Solution)사업본부로 각각의 역할과 명칭을 재편했다.
무엇보다 최근에 LG전자가 신성장동력원으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B2B 사업 가속화를 위한 사업본부 신설이 눈에 띈다. 이는 ES사업본부로 전사 B2B 성장의 한축을 담당해 온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기존 H&A 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재로 꾸린 조직이다. ES사업본부는 기존 BS사업본부 산하에 전기차 충전사업 또한 이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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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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