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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카드사, 활로가 없다···결제액 늘었지만 역마진에 비용 급증

금융 카드

카드사, 활로가 없다···결제액 늘었지만 역마진에 비용 급증

등록 2023.06.01 17:07

이수정

  기자

'지급결제 역마진·충당금 증가·삼성페이 유료화'결제액은 전년 대비 11%↑···순익은 5~63% 감소악재는 첩첩산중인데 뾰족한 신사업 길은 묘연

그래픽=박혜수 기자 sh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shpark@

내수 회복으로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카드사 곳간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지급결제와 여신업이 역마진 구조인 데다 연체율 오름세로 대손 충당금 규모 마저 커진 탓이다.

카드사들은 해외사업, 데이터사업 등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 초기 단계로 유의미한 수익을 챙기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움직임으로 향후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카드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여신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든 카드사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신한카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1455억원, 현대카드는 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7.9%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전년보다 31% 감소한 82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폭은 이보다 더 크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순이익 4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46.3% 줄었다. 롯데카드도 544억원으로 40.5% 감소했다. 하나카드는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 급감했다.

내수 회복으로 같은 기간 카드 승인 금액이 늘어났지만 수익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77조5000억원, 승인건수는 63억7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11.9% 증가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숙박·음식점·일반행사 등 대면 활동 부문 내수는 물론 해외여행 정상화로 여행 산업 매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승인이 늘었지만 수익이 줄어든 것은 '역마진 구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지급결제 부문에선 소비자가 결제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형 가맹점을 제외한 92% 가맹점에서 카드사들이 기록한 적자는 13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정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제도'에 따라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점주들은 기존 0.8%에서 0.5%로 수수료율이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 연 매출 3~5억원 자영업자는 기존 1.3%에서 1.1%로, 연 매출 5~10억원 자영업자는 1.4%에서 1.25%로, 연 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1.6%에서 1.5%로 낮췄다.

동시에 체크카드 수수료도 인하했다.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기존 0.5%에서 0.25%로 0.25%포인트 더 줄었다. 3억~5억원 가맹점은 1.0%에서 0.85%로 하향 조정됐다. 5억~10억원 자영업자는 기존과 같은 1.10%를 적용됐으며, 10억~30억원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25%로 0.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당시 여신업계가 "금융당국이 단순 비용만을 계산해 카드사업 본질인 결제 사업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적격비용 산정 제도개선 TF'가 출범 운영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하게 오르면서 카드사 조달금리(여전채금리)가 6~7%까지 상승한 것도 실적 악화의 이유다. 업계는 지난해 4분기 조달 비용이 예상과 달리 오르면서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것도 수익 악화의 원인이다. 올해 1분기 카드대금·할부금·리볼빙·카드론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현대카드(0.95%)를 제외하고 모두 1%를 넘었다. 당국에서는 2%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이에 따라 1분기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7% 증가한 7665억원에 달했다.

이 와중에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의 주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가 명시된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간 해당 계약은 상호간 이견이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됐으나 올해 8월10일 이후 이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전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은 사실상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가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페이가 만약 애플페이 수수료 수준인 0.15%를 부과하면 카드사들은 하루 평균 4억4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실적 7326억원 중 삼성페이 결제 비중이 약 40%(2930억원)라는 한국은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치다.

카드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사업, 데이터사업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실적이 크진 않아 실질적인 수익원이 되긴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연초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9월 기존 미얀마(투투파이낸스) 해외법인에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을 완료했다. 해외법인 총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신한카드는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 4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해외법인은 사업 초기 단계라 순이익이 100억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대내적 업황 악화로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 역시 미래먹거리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최근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이슈로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활용 사업은 매년 시장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은 미미한 상황이고 해외사업 역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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