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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펀드 NH증권 ‘독식’에 엇갈린 시선

옵티머스 펀드 NH증권 ‘독식’에 엇갈린 시선

등록 2020.06.25 15:39

수정 2020.06.25 18:07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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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 폐지·라임 등 금융부실 잘 관리했는데” 비중 82%·4400억 팔아, 판매사 중 1위펀드문서 위조 등 사기 수법 알지 못해검증 시스템 자신했지만, 책임론도 제기

옵티머스 펀드 NH증권 ‘독식’에 엇갈린 시선 기사의 사진

대규모 환매 중단 사건을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NH투자증권에서 집중적으로 팔린 것으로 드러나자 금투업계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NH투자증권은 독일 DLF(파생결합펀드) 와 라임 사태 등 각종 금융상품 부실을 잘 피하며 증권업계 ‘우등생’으로 꼽혀왔다. 더군다나 NH투자증권은 핵심역량지표(KPI)를 업계 최초로 폐지하면서 건전한 금융상품 영업 문화를 조성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와 아쉬움마저 뒤따르고 있다.

25일 옵티머스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펀드 설정 잔액은 약 5355억원(올해 3월 말 기준)인 가운데 NH투자증권 판매분은 4407억원어치로 전체 판매금액 중 82%나 달했다. 그 외 한국투자증권이 6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이 207억원, 대신증권이 45억원, 한화투자증권이 19억원 등 4개사가 판매했다.

옵티머스 펀드 NH증권 ‘독식’에 엇갈린 시선 기사의 사진

라임사태를 잘 피해왔고, 수익보다는 고객을 우선시 하자는 정영채 사장의 경영 철학 아래 KPI제도까지 폐지했던 NH투자증권이 어쩌다 이 부실펀드를 판매하게 됐을까. NH투자증권은 작년 6월부터 옵티머스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미 독일 DLF사태가 터진데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자, NH투자증권 상품부에서는 어느 펀드를 선정해야할지 신중한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 공공채 매출채권 펀드를 주력상품이라고 알려왔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접하게 됐다. 목표수익률은 ‘연 3%’로 낮은 편이지만 만기가 3~9개월이었고, 또 공공채 매출채권 상품은 증권업계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NH투자증권으로선 이 상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상품을 집중적으론 팔게 된 배경은 ‘라임사태를 피하려다가 되려 당하게 된 꼴’이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NH투자증권은 라임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에만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잔고를 2489억원으로 늘리기까지 했다.

더군다나 NH투자증권은 운용사와 펀드 선정에 일가견이 있는 곳이라며 자신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펀드등급제를 도입하고 위험조정수익률(RAR) 등을 감안해 운용사와 펀드를 검토하는 등 짜임새 있는 관리 체계를 갖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 사기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입장이다. NH 관계자는 “펀드자산 명세서, 정산의무 등 내부에서 세부적으로 건건이 다 확인했고, 운용사 실사할 때마다 매출처에도 이상 없음을 확인해왔다”라며 “그러나 옵티머스가 가장 중요한 펀드명세서를 조작해 이에 대한 부실 여부까지 확인하는 것은 판매사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토로했다. 안 그래도 이번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판매사가 현실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수준의 사기 수법이 동원됐다며 NH투자증권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옵티머스 사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편입하겠다는 운용계획과 달리 실제로는 펀드 자금 상당 부분이 특정인이 대표로 있는 대부업체와 이 대부업체의 부동산개발 및 컨설팅 관련 비상장 관계사들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드러난 사기 사건이다. 이 때문에 펀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렇다고 해서 NH투자증권이 이번 사태에서 책임을 완전히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펀드뿐만 아니라 운용사 검증 시스템도 자신해왔던 NH투자증권인 만큼, 이번 사건은 ‘NH투자증권의 명백한 실수’라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편, 검찰이 전날 밤부터 환매 중단이 예상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강제 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현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은행 등 판매사와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날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옵티머스 펀드 사건으로 NH투자증권 상품부서에 대한 압색이 시작됐다. 이 외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은행 등 펀드 판매사 모두 압색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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