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카드사들의 ‘제 살 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카드론 위주의 수익 추구에 경고장을 날렸다.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비씨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 상반기(1~6월) 순이익은 5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9584억원에 비해 4214억원(44%) 감소했다.
이 기간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3738억원, 카드론 수익은 879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은 3736억원,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 비용은 5143억원 늘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상위 3개 대형사의 경우 1위사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3515억원에 비해 1587억원(45.1%)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1612억원에서 822억원으로 789억원(49%), KB국민카드는 1603억원에서 767억원으로 836억원(52.1%) 순이익이 줄었다.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상반기 358조7000억원에서 올해 동기 390조원으로 31조3000억원(8.7%) 증가했다. 신용카드는 287조3000억원에서 311조4000억원으로 24조1000억원(8.4%), 체크카드는 71조4000억원에서 78조6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10.1%) 늘었다.
동일한 기간 카드대출 이용액은 48조4000억원에서 48조7000억원으로 3000억원(0.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2015년 상반기 1.6%, 지난해 상반기 3.6%에 비해 둔화됐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금감원 간부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카드사들의 영업실적을 점검하고 “카드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카드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가 카드론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카드 이용 규모가 매년 10% 내외씩 증가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했으나, 마케팅 비용이 카드 이용 규모의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어 “카드사들이 이러한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향후 카드사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이 같은 출혈경쟁과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지급결제 시스템 혁신을 주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진 원장은 “최근 핀테크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참여자의 시장 진출 확대로 향후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업무가 점차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제 살 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에 치중하기 보다는 4차 산업혁명기 지급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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