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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날개 단 'K-푸드'···식품업계, 해외서 엇갈린 실적

유통·바이오 식음료

날개 단 'K-푸드'···식품업계, 해외서 엇갈린 실적

등록 2025.05.16 11:2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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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강자' 삼양식품·오리온, 수익성 개선내수 중심 기업, 판관비·고환율 부담 '직격탄'국내 업황 악화일로···2분기 가격 인상 효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로 내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올해 1분기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올렸다.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은 환율과 원가 부담 등 비용이 올라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수출 중심의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오른 성적을 받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01억원)보다 67.2%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매출은 5290억원, 순이익은 990억원으로 각각 37.1%, 48.8%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삼양식품의 실적을 견인한 건 해외 매출이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선 4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해외 매출이 3000억원을 돌파한 뒤 3개 분기 만에 성과다. 매출에서의 해외 비중은 80%, 전체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오리온 역시 해외 수출과 글로벌 법인의 성장세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 매출은 7.1% 오른 801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061억원으로 6.3% 성장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은 68%로 확대됐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법인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한국법인의 경우 내수 판매액은 1.6% 성장하는데 그쳤으나 미국 중심 수출이 23% 늘면서 영업이익이 5.6% 증가한 463억원을 냈다. 오리온은 해외 수출에 대한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진천 통합센터를 착공할 예정이다.

대상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1% 증가한 5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식품 성장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실적 개선, 바이오 사업에서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라이신 판매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이 기간 매출은 8.2% 오른 1조1304억원을 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기업의 공통점은 '해외'다. 해외 사업 의존도가 높아 내수 부진에 따른 타격을 피해갈 수 있었다. 특히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재료에 대한 원가 부담은 높아졌지만, 해외 판매량이 많은 만큼 오히려 환차 이익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내수 중심 기업일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소비 둔화는 물론 인건비와 운임·보관비 등 판매관리비 증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재료 원가 부담에 직격탄을 맞아서다.

오뚜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57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판관비와 원가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해외 매출 비중은 10% 내외다. 매일유업은 영업이익이 33.3% 줄어든 130억원을 기록했는데, 해외 비중이 3% 안팎에 그친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비중이 20% 이상인데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롯데웰푸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6.1% 감소한 164억원을 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국내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주요 원재료인 카카오 국제 시세가 급등하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대폭 오른 영향이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내수 전 영역에서 매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31.9% 감소했다. 음료·주류 수출액은 모두 증가했으나 해외 자회사 중 필리핀 법인(PCPPI)은 영업손실 33억원을 냈다. 해외 영업이익은 74.2% 감소한 6억원에 그쳤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으나 내수 소비 부진 타격에 실적이 정체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2463억원으로 7.8% 감소, 이중 식품 부문 영업이익은 30% 줄어든 1286억원을 냈다. 바이오 사업은 업황 개선에도 지난해 기저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소비 부진으로 국내 사업 환경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 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식품기업들은 2분기 사업 경기(전망지수 96.1)가 1분기(98.5)보다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적 개선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초 가격 인상 효과가 2분기 실적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식품업계는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추세에 해외 투자 확대 지속하고, 고수익 제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비용 및 운영 효율화 작업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은 소비 침체와 경기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했을 뿐 아니라 경쟁이 치열하고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라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성 확대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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