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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카뱅은 멀어지고 토뱅은 바짝···고민 깊어진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금융 은행

카뱅은 멀어지고 토뱅은 바짝···고민 깊어진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등록 2025.05.16 10:5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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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이익 68% 급감···부메랑으로 돌아온 '업비트'플랫폼 확장성 한계 뚜렷···IPO '삼수'도 가시밭길

카뱅은 멀어지고 토뱅은 바짝···고민 깊어진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기사의 사진

취임 2년차를 맞은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쪼드라든데다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대내외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1374억원)을 갈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케이뱅크가 은행권의 실적파티에서 소외된 이유로는 이자비용 급증이 첫 손에 꼽힌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1085억원에 그쳤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0.1%에 불과했던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은 올 들어 2.1%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원화 예치금에 대한 은행의 예치금 이용료율이 20배나 뛰면서 실명계좌 제휴은행인 케이뱅크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업비트 통해 고객 늘렸지만 수익성은 '뚝'···NIM 1%대로 추락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업비트 연계 신규 고객 약 90만명이 케이뱅크에 유입됐지만 거액의 예치금에 지급할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은 되레 줄었다. 가상자산 시장 호황으로 새 고객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특히 케이뱅크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1%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0.99%포인트(p)나 급락했다. 같은기간 0.06%p 떨어진 카카오뱅크의 NIM(2.09%)과 괴리가 크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1호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자산 성장 속도는 막내인 토스뱅크에 밀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절대적인 여신 규모는 불어났지만 출범 3년차인 토스뱅크(14조6000억원)와의 격차는 크지 않다.

토스뱅크가 턱밑까지 쫓아왔지만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44조300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약 3배에 달한다. 혁신적인 신상품과 공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힘입어 단기간에 여신을 불린 경쟁은행 대비 성장 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조달 시도도 이미 두 차례나 미뤄졌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이듬해 2월 금융시장 투자심리 악화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재차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상장을 미뤘다.

케이뱅크는 IPO '삼수'에 도전할 예정이지만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산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56배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1.6배), KB금융(0.54배) 대비 몸값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순이익 급감과 여신 성장 정체가 맞물리면서 케이뱅크는 자본비율 방어와 추가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 1분기 말 케이뱅크의 BIS 총자본비율은 14.39% 수준으로, 규제 기준(11.5%)을 상회하지만 카카오뱅크(26.08%)에 크게 뒤처졌다. 건전성 지표가 나쁘지는 않지만 향후 대출자산 확대와 신사업 투자를 위해서는 자본비율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비이자수익 기반도 취약···'1호 인뱅' 존재감 흔들


특히 케이뱅크는 고객 수와 트래픽 등 핵심 지표에서 경쟁은행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플랫폼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누적 고객 수는 1363만명으로 여전히 카카오뱅크(2545만명) 고객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출범 3년차에 불과한 토스뱅크(1178만명)와의 격차는 185만명에 그친다.

또한 케이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380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카카오뱅크의 (1892만명)의 20% 남짓에 불과하다. 앱 이용자 풀 자체가 작다보니 비이자수익 창출과 신사업 확장 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올해 1분기 이익을 끌어내린 업비트도 최 행장의 고민거리다.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이 조달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케이뱅크의 수혜가 기대되지만 현재로선 리스크가 훨씬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통 은행보다도 낮은 만큼 이익 개선을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고 건전성 관리 역량 강화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여수신 고객 대상 부가가치 제공과 이에 기반한 수익 창출도 아직 부족하고, 업비트의 활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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