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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부터 獨까지 영토 확장···삼성전자, '완결형 공조 솔루션' 갖춘다

산업 전기·전자

美부터 獨까지 영토 확장···삼성전자, '완결형 공조 솔루션' 갖춘다

등록 2025.05.14 12:15

수정 2025.05.14 12:16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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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이후 역대급 M&A···2조3000억원 집행글로벌 중앙공조 시장 연평균 8% 성장 전망노태문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할 것"

美부터 獨까지 영토 확장···삼성전자, '완결형 공조 솔루션' 갖춘다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역대급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글로벌 공조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글로벌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요구,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냉각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공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만 이후 역대급 M&A···2.3조 투입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지난 2017년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약 9조원) 인수 이후 최대 규모의 M&A다. 인수 방식은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매입하는 구조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업력을 가진 프리미엄 공조 전문 기업으로, 고객 맞춤형 설계과 고효율 시스템 기술을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데이터센터, 병원, 박물관, 공항 등 정밀 제어가 필수인 공간에 고성능 공조 솔루션을 공급해 왔으며, 전 세계 60개 이상의 대형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전 세계 AI 수요 확산과 함께 급성장 중인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최근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고성능 연산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력 소비와 발열이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열 제어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성능 공조 시스템이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추세다.

공조는 '공기 조화'를 뜻하는 기술로, 실내 온도·습도·공기 흐름과 청정도를 제어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에어컨 중심의 가전 분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탄소 및 에너지 절감, AI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를 포함하는 인프라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마트싱스 기반의 통합 제어 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 기술을 융합해 데이터센터 특화 냉각 솔루션뿐 아니라 건물 관리, 에너지 최적화 사업까지 확장하게 됐다. 특히 유지보수와 모니터링 등 '서비스형 공조' 영역에서의 수익 모델 확보도 예상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23년 미국 공조 기업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시스템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자사의 공조 기술력에 레녹스의 현지 유통망을 더해 미국 상업용 공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 인수로 북미에 이어 유럽 시장까지 확보하게 됐다.

삼성-LG, 글로벌 공조 시장서 '정면승부'


삼성전자, 독일 플랙트그룹 CI. 사진=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독일 플랙트그룹 CI.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공조시장 1위인 LG전자와의 정면승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멀티브이(멀티 V)' 시리즈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에는 공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새롭게 신설하고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서의 도약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다만 전략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다. LG전자는 고성능 인버터와 열교환기 기술을 내재화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M&A와 파트너십을 통해 외연 확장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에 스마트 빌딩 시스템까지 있는데, 여기에 공조까지 갖추면 완결형 인프라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며 "특히 B2C 제품은 성장이 정체된 상태인 반면 공조는 B2B 기반의 장기 수익 모델이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공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달러에서 연평균 8% 성장해 2030년에는 99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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