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인수···美 델타항공도 함께웨스트젯 역할론 주목···북·남미 아우르는 새로운 여객·물류 노선관세 영향 속 북미 시장 확장 의지···조 회장 "항공수요 여전히 존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이사회에서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델타항공도 지분 15%를 인수한다. 델타항공 보유 지분 중 2.3%는 에어프랑스-KLM에 매각·양도할 권리를 가진다.
대한항공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과 수요 둔화 속에서도 북미 시장 확대 '승부수'를 던졌다. 조 회장 특유의 위기극복 한 수가 빛을 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캐나다 찍고 중남미까지···더 커진 노선 경쟁력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웨스트젯 지분 인수의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항공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노선을 확대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웨스트젯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캐나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며 "이번 웨스트젯 지분 인수를 통해 캐나다 항공시장 내에서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북아메리카와 중남미 시장까지 확장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해외 항공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13년엔 체코항공 지분 44%를 매입해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프라하를 유럽 관문으로 삼아 아시아~유럽 간 장거리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웨스트젯 지분 인수도 거점인 캐나다 캘거리공항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웨스트젯과의 공동운항 확대를 통해 한국과 북미 간 연결 편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북미를 찍고 중남미까지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웨스트젯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카리브해까지 범위를 확장하며, 북남미 전반에서 켈거리 공항과의 연결성을 갖추고 있다. 이중에는 멕시코의 칸쿤이나 로스카보스, 쿠바·바하마 등의 항공편도 포함된다.
현재 다른 노선에 비해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한 대한항공으로서는 웨스트젯이 보유한 중남미 노선을 적극 활용해 한국과 북미, 중남미를 잇는 새로운 여객·물류 루트를 개발할 수 있다.
항공 수요 둔화 속 노선 확대 '승부수'···조원태 '뚝심' 결과물
이번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인수는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뚝심 경영의 일환이다.
대한항공은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미주 노선 승객 감소가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최근 미국 노선을 증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 에어버스 A380을, 인천~애틀란타 노선에 보잉 747을 각각 배치해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수요 둔화 우려에도 기단·노선 확대로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조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미국 노선을 더 늘리고 승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 대한항공 질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미주·유럽 노선에서 승객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했다"면서도 "항공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며, 비행의 즐거움을 되찾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델타항공이 웨스트젯 지분(15%) 인수에 동참하며 공동 주주가 된 점도 대한항공이 다양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하는 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사가 오랜기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향후 미주노선에서 시너지를 더욱 창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델타항공은 세계 다수의 항공사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각 항공사들과 공동운항 항공편을 유지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번에 델타항공의 공동운항 항공편 서비스 노하우를 익혀 추후 추가적인 지분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웨스타젯 지분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불확실성은 덜어내는 전략을 취했다"며 "북·남미를 아우르는 노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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