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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FP 지배하는 中···K배터리, 유럽 입지 흔들린다

산업 에너지·화학

LFP 지배하는 中···K배터리, 유럽 입지 흔들린다

등록 2023.06.12 07:30

김현호

  기자

미국=韓 텃밭···"중국 기업 美 진출 불가능"유럽은 남의 얘기···LFP 배터리 침투율 ↑ 中 공급망 수직 계열화···유럽 경쟁력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건 '불가능' 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빈틈을 파고든 CATL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를 불식시킨 셈이다.

반면 유럽 시장에선 국내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중 기업의 유럽 시장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침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중국은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블룸버그 및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방해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중국에서 북미로의 전기차 배터리 수출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포드와 테슬라가 CATL과 기술 '라이선스'를 맺는 조건으로 북미에 합작사를 설립하려고 하고 있으나 모건스탠리는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한 셈이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중국을 '해외 우려 집단(FEOC)'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기업으로선 향후 FEOC 국가에 속한 기업들과 손을 잡을 경우 IRA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CATL이 IRA 빈틈을 파고들면서 국내 기업의 고민이 깊었던 상황이었으나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라 미국 시장은 다시 한번 국내 기업 '텃밭'임을 입증하게 됐다. 배터리 제조사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세액공제 규모는 배터리 셀 기준 kWh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로 총 45달러 수준이다.

LFP 지배하는 中···K배터리, 유럽 입지 흔들린다 기사의 사진

반면 유럽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집중하는 사이 유럽 시장에선 중국 기업의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LFP 배터리에 대한 유럽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 : 니켈·코발트·망간)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조사한 올해 1~4월 비(非)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27.8%), CATL(26.5%), 파나소닉(17.2%)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성장률은 CATL(97.1%)이 LG엔솔(49.2%)을 압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SNE리서치는 "LFP 배터리 사용량이 낮은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북미 시장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직접적인 수혜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유럽은 락인효과(Lock-in : 잠금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방중하는 등 유럽과 중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LFP 지배하는 中···K배터리, 유럽 입지 흔들린다 기사의 사진

더군다나 중국은 배터리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LFP 시장 입지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중국 LFP 배터리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음극재는 LFP 배터리 생산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음극재에 쓰이는 흑연은 중국이 전체 가공 중 69%를 담당하고 있다.

양극재도 중국 생산 비중이 높다. LFP 양극재는 탄산리튬, 인산철 전구체 등을 섞어 생산되며 인산철 전구체의 생산원가 중 53%를 차지하는 인산염은 인광석을 통해 만들어진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광석 생산국으로 글로벌 인광석 생산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또 지난 2016년부터 인광석을 전략 광물자원으로 분류해 생산 및 관리 등을 통제 중이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은 배터리 핵심 광물의 채굴 및 제련 분야에서도 글로벌 점유율이 여전히 높다"며 "공급망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국내외에서 원재료를 확보해 강력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LFP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 공급망과 다른 추가적인 원자재 조달이 필요하며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규모 물량 주문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LFP 배터리 생산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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