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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로 칼로리 열풍에···하이트진로, '에스 라이트' 심폐소생술

유통·바이오 식음료

제로 칼로리 열풍에···하이트진로, '에스 라이트' 심폐소생술

등록 2023.02.02 08:01

수정 2023.02.02 11:10

김민지

  기자

2007년 출시된 에스, 트렌드 너무 앞서 존재감 無헬시플레저 트렌드·제로 칼로리 인기에 재도전 나서유흥용 330㎖로 한정···업계 "시장 안착 지켜봐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이트진로가 식이섬유 함유 맥주 '에스(S)'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열량(㎉)을 낮추고 패키지도 투명 병으로 바꾸며 다시 한번 존재감 확보에 나서겠단 복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에스의 리뉴얼 제품이 330㎖ 유흥용으로만 한정된 만큼 시장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식이섬유 함유 맥주 에스를 '에스 라이트(S-LIGHT)'로 리뉴얼 출시한다. 에스 라이트는 기존 에스의 탄수화물을 극소화하는 고발효도 공법을 유지해 열량이 일반 맥주 대비 34%(100㎖당 26㎉) 낮다. 알코올 도수는 3.8%다.

에스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07년 출시한 맥주다. 당시 국내 최초 식이섬유 함유 맥주라는 점을 내세우며 '프리미엄'으로 차별화해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술을 마실 때 에스가 내세운 식이섬유나 열량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며 '제로 칼로리' 음료로부터 촉발된 '제로 트렌드'가 주류업계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특히 소주에서는 롯데칠성의 소주 '새로'의 열풍이 거세다. 뒤이어 하이트진로도 '진로이즈백'을 '무설탕' 콘셉트로 바꿔 지난달 10일 첫 출고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브랜드 에스를 재단장했다. 2007년 당시에는 너무 시장을 앞서간 탓에 빛을 보지 못했지만, 현재의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류업체가 열량을 낮춘 맥주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이트진로의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 2012년 출시한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 제로'는 열량이 355㎖ 기준 13.8㎉로 기존 맥주보다 낮다.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와 무알코올 맥주 '카스 0.0'도 355㎖에 95㎉다. 롯데칠성은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라인업으로 지난해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출시했다. 클라우드 라이트는 500㎖ 한 캔에 99㎉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에스 라이트가 330㎖ 유흥용으로만 판매된다는 점이다. 가정용으로는 생산되지 않는다. 또 기존 에스는 330㎖ 병, 355㎖ 캔, 1600㎖ 페트 3종으로 판매됐었는데, 리뉴얼을 진행하며 330㎖ 병으로만 제품군을 한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의아함을 내비치고 있다. 당초 에스 라이트가 유흥시장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을 깼기 때문이다.

실제 에스 라이트는 식이섬유, 낮은 열량, 적은 용량의 병맥주다. 이 3가지 특성으로 미뤄 짐작해보면 에스 라이트는 술을 마실 때 조금이라도 건강을 생각해 '간단히 한 잔' 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음식점에 들어가는 유흥용이 아닌 가정용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에스 라이트를 유흥시장에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에스 라이트는 음식점 등 전국 유흥채널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라이트의 초기 판매처는 클럽이나 파스타, 피자 등을 판매하는 펍(Pub)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이 330㎖ 병 제품인 만큼 클럽에서 들고 다니며 마시거나, 간단히 '피맥(피자+맥주)'을 하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에스 라이트의 시장 안착이 힘겨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메인 맥주 브랜드는 '테라'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자체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시장점유율 확대에 더욱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 라이트까지 공격적으로 영업하기에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에서 저열량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하이트진로는 테라에 집중해 자리를 공고히 해야 하는 만큼 에스 라이트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리뉴얼한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흥시장은 주로 500㎖ 맥주가 소비된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소비층이 많고 회식 등 애당초 술을 적게 마시는 소비자보다 비교적 많이 마시는 이들이 주가 되기 때문"이라며 "카스나 테라, 클라우드 또한 500㎖ 업소용이 많이 판매되는데, 식당 업주들이 330㎖인 에스 라이트를 받으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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