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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2,3위 SK온·삼성SDI, '안전·품질' 내세우며 점유율 경쟁 본격화

K-배터리 2,3위 SK온·삼성SDI, '안전·품질' 내세우며 점유율 경쟁 본격화

등록 2022.02.21 17:27

수정 2022.02.21 18:15

장기영

  기자

SK온·삼성SDI CEO, 안전성 전면에 내세워지동섭 사장 "시장 선도 위해선 안전 중요"최윤호 사장 "품질 최우선 마인드 가져야"대규모 증설 및 제품 차별화 경쟁 병행

국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 그래픽=박혜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SK온과 삼성SDI가 안전과 품질을 전면에 내세우며 점유율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아직까지 차량에서 단 한 건의 안전성 관련 문제도 발생한 사례가 없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계속 선도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화재 자체가 안 나게 해야 되고, 그 다음으로는 화재가 나더라도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또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질적 성장 없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품질 최우선 마인드를 갖고 절차와 시스템을 정비해 최고의 품질 수준을 갖추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두 배터리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화재 등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배터리 결함으로 발생한 화재 사고와 이에 따른 리콜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 같은 사례를 의식한 듯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하고 있는 SK온과 삼성SDI의 두 수장은 안전과 품질에 힘을 실었다.

◇SK온 지동섭 '안전'·삼성SDI 최윤호 '품질' = 지동섭 SK온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공식 보도채널 '스키노뉴스(SKinno News)'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 글로벌 1위 목표 달성을 위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실행 과제로 안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 사장은 "SK온은 고객과 시장에 가장 안전하고, 가장 경제적이며, 최고의 성능을 내는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그동안 증명해 온 최고의 경쟁력인 안전성 강화와 유지의 기반 위에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원재료 다양화를 통해 다변화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를 점점 높이면서 화재 위험 요인 또한 늘어남에 따라 안전성 확보가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가장 큰 차별성이 될 것"이라며 "일단 배터리에서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화재가 나더라도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K의 'Z-폴딩' 기술과 뛰어난 품질 관리 체계로 아직까지 차량에서 단 한 건의 안전성 관련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화재가 번지지 않게 하는 기술도 자체 개발해 올해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 역시 올해 시무식에서 "'맹호복초(猛虎伏草)'의 자세로 진정한 1등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노력하자"며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올해 3대 핵심 과제로 ▲초격차 기술 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제시했다.

최 사장은 "품질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며 "품질 최우선 마인드를 갖고 절차와 시스템을 정비해 최고의 품질 수준을 갖추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질적 성장 없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철저한 사전 점검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뤄 나가자"고 주문했다.

2021년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그래픽=박혜수 기자2021년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그래픽=박혜수 기자

◇배터리 화재로 1.4조 날린 LG엔솔 추격 = 안전과 품질을 강조한 두 배터리 회사 CEO의 발언은 LG에너지솔루션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리콜 사태로 계열사 LG전자와 함께 총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을 떠안았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GM이 공동 실시한 화재 원인 조사에서는 배터리 분리막 밀림과 음극탭 단선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사태 수습 과정에서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고, 구원투수로 깜짝 등판한 이가 바로 현재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이다.

경쟁사인 SK온과 삼성SDI 두 수장의 발언은 이 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앞선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견제구 성격도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덩치와 규모 측면에서 뒤지고 있지만, 체력과 내실 측면에서는 앞선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의 배터리 사용량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0.3%로 2위다.

1위는 중국 CATL로 3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5위 SK온과 6위 삼성SDI의 점유율은 각각 5.6%, 4.5% 수준이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36.5%로 1위다. SK온은 11.1%, 삼성SDI는 8.9%의 점유율로 각각 4위, 5위에 올랐다.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54기가와트시(GWh)로 SK온(16.4GWh), 삼성SDI(13.1GWh)를 3~4배 이상 앞서 있다.

다만, 배터리 사용량 증가율은 SK온이 103.7%를 기록해 100.8%로 집계된 LG에너지솔루션을 웃돌았다.

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증설 투자 이어 품질 차별화 경쟁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를 향한 국내 배터리 3사간 경쟁은 앞으로 대규모 증설 투자에 이어 품질 차별화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에만 각각 6조3000억원, 4조원을 시설투자에 쏟아 붓기로 하면서 치열한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으로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유럽 등 주요 생산거점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으로 조달한 10조1244억원 중 8조5202억원을 오는 2024년까지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4조8178억원, 유럽 1조8376억원, 중국 1조2196억원, 한국 6451억원을 배정했다.

최대 투자 지역인 북미의 경우 최근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제3합작공장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하기로 했으며, 제4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GM, 스텔란티스에 이어 일본 혼다 등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도 추진해 단독공장으로만 연간 생산능력 40GWh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홀랜드 공장 증설에 17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5GWh에서 2025년 25GWh로 5배 늘리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외 증설 계획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면 2025년에는 전 세계에서 총 4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를 포함한 중대 위험 관련 제품 설계 및 공정을 개선하고, 불량 사전 감지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는 등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품질센터를 최고품질책임자(CQO) 조직으로 승격시키고, 권한을 대폭강화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미국 인공지능(AI) 컴퓨팅 분야 선도기업 엔비디아에서 불량 탐지 및 수율 안정을 위한 제조 지능화 솔루션 개발을 주도한 변경석 박사를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영입해 제조지능화센터장을 겸임하게 했다.

AI 기반 머신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변 박사는 엔비디아 본사 내에 5명 미만인 핵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Principle Data Scientist)로 재직하면서 자율주행차와 산업용 AI, 클라우드 AI 관련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이에 맞서는 SK온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5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오는 2025~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 켄터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양측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총 114억달러(한화 약 13조10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단독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2022~2023년 연간 생산능력 총 21.5GWh 규모의 제1·2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이 밖에 중국 옌청 3공장과 헝가리 3공장은 2024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온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40GWh에서 올해 말 77GWh로 2배 가까이 늘린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3년 88GWh, 2025년 220GWh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의 초격차 안전성 확보를 목표로 지난해 11월 한국전기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온과 한국전기연구원은 배터리 화재 원인별로 구체적인 발생 조건을 찾기 위해 새로운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의 실제 주행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내부 품질 평가 기준도 요구되는 규격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연간 생산능력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25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2배 수준인 4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손잡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e Battery for Maximum Experience·PRiMX)'를 공개하는 등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브랜드의 3대 핵심 키워드로는 ▲최고 안전성을 보유한 품질 ▲초격차 고에너지 기술 ▲초고속 충전 및 초장수명 기술을 제시했다.

특히 삼성SDI는 배터리 개발부터 제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품질 관리를 강화해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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