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들 3편이 꼭대기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3월 극장가 코드도 달라진다. 춘삼월 봄을 앞둔 이 시기 극장가는 아이러니하게도 핏빛 스크린이 될 전망이다. 각자 다른 사연 다른 이유를 가진 주인공들이 벌이는 피의 은막. 난데없는 춘삼월의 스릴러 잔치,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다. 푸짐하다.
◆ ‘방황하는 칼날’ vs ‘몬스터’ 섬뜩 대결 볼만
극한의 스릴러를 표방하는 두 편의 대결이 우선 볼만하다. ‘죽여야 한다’는 이유에선 공통점을 가진 두 편이다. 하지만 한 편은 분명한 이유가 있고, 다른 한 편은 그냥 ‘무자비하게’ 죽여 버리는 얘기다. 물론 두 편 모두 개봉 전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얘기는 이 정도다.
먼저 ‘방황하는 칼날’은 ‘일본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 버린 아버지(정재영)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이성민)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내 딸을 죽인 소년, 나까지 용서해야 하나’란 카피는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또 얼마나 처절한지를 예상케 한다. 온 몸으로 극한의 추격신을 그려낸 정재영-이성민 콤비의 연기가 벌써부터 압권이란 소문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10일 개봉 예정이다.
반면 ‘몬스터’는 엉뚱하고 코믹스런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배우 이민기의 첫 악역 변신, 여기에 영화 ‘은교’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고은의 파격 변신이 더블 코드로 등장한다. ‘살인마 vs 미친년’ 대결이란 상식 파괴의 스토리는 벌써부터 스릴러팬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사이코패스 태수(이민기)와 그에게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을 잃은 복순(김고은)의 대결은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남녀 성대결의 스릴러 액션이란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여기에 이민기가 맡은 살인마 태수의 과거에 얽힌 프리퀄 동영상까지 개봉 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은 오는 13일.
◆ 저예산의 발랄함? ‘조난자들’ vs ‘고스톱살인’
영화 제목조차 생소한 두 편 모두 3~4월로 이어지는 스릴러 열풍의 한축을 담당할 인상적인 작품임에 틀림없다.
지난 6일 개봉해 극장가에서 상영 중인 ‘조난자들’은 한 시골 산골짜기 펜션에 고립된 여행자 상진(전석호)이 친절한 전과자(오태경), 의문스러운 경찰(최무성), 수상한 사냥꾼 등 의심이 가는 인물들과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오해와 반전의 스릴러다. 장르적 재미와 허를 찌르는 웃음코드가 인상적인 영화다. 아역배우 출신의 오태경, 최근 MBC 드라마 ‘기황후’에서 환관 박불화로 출연 중인 최무성이 등장한다.
‘조난자들’이란 제목은 마니아층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낮술’의 노영석 감독이라면 단 번에 무릎을 칠 것이다. 노 감독이 ‘조난자들’의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았고, 하와이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고스톱살인’은 제목만큼이나 스토리 전개에서도 파격적이다. 영화는 대국민 오락 ‘고스톱’을 소재로, 고스톱을 치는 순간 패에 누군가의 주민번호 13자리가 뜨고 그 주민번호의 당사자가 죽는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에서부터 출발한다. 과연 고스톱 패로 주민번호 13자리가 나타날 수 있을까? 소재부터 호기심을 이끄는 ‘고스톱 살인’은 단순한 오락게임으로 시작, 판이 끝나는 순간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살인비밀이 드러나며 스릴러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예정이다. 신인 김준권 감독이 고스톱의 패를 이용해 스릴러의 쪼임을 어떤 식으로 조절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이 영화의 참맛이 될 것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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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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