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락인 위한 서비스 경쟁으로 적자폭 확대'멤버십 인상·무료배송 강화' 내실 다지기 방점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6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요금제를 인상한데 이어 기존 회원에게도 적용하는 것이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약 900만명 수준이다.
SSG닷컴은 오는 31일 자정부터 배송비 부과 기준을 변경한다. 기존에는 정상판매가를 기준으로 배송비를 받았다. 정상판매가 기준 4만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 해주고, 4만원 미만은 3000원의 배송비를 받았다. 마감세일 등의 적용으로 제품을 할인가에 구매해도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무료배송해줬다.
즉, 4만원어치의 장을 본 후 1000원 할인받아 3만9000원을 결제해도 무료 배송해주는 식이었다. 그러던 것을 할인적용가를 기준으로 변경해 앞으로는 이같은 경우 3000원의 배송비를 지불해야한다.
롯데온 또한 지난 22일부터 롯데마트몰과 롯데슈퍼프레시의 배송비 부과 기준을 SSG닷컴과 마찬가지로 할인적용가로 변경했다. 롯데마트몰은 구매금액이 4만원 미만일 경우 배송비 3000원을, 롯데슈퍼프레시는 3만원 미만일 경우 배송비 2500원을 부과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과 SSG닷컴·롯데온의 배송비 무료 정책은 고객 락인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출혈을 감내하더라도 외형확장에 주력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특히 업체 간 각종 서비스 제공 경쟁이 심화하며 쿠팡은 지난해 한시적으로 무료배송을 진행했고, 컬리의 경우 신규 회원에게는 1만5000원어치만 구매해도 무료배송 해주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체 한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특성상 고객들은 가장 저렴한 곳에서 물건을 구매한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거나, 무료 서비스가 부족할 경우 고객 이탈이 바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은 오롯이 업체의 몫이 된다. 쿠팡과 SSG닷컴, 롯데온, 마켓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쿠팡은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성적을 거뒀으나, 적자가 1조803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적자를 포함한 누적 적자가 6조원을 넘어섰다. SSG닷컴은 지난해 107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469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의 영업적자도 1558억원으로 확대됐고, 컬리 또한 2177억원의 손실을 봤다.
결국 이들이 서비스 정책 변경에 나선 것은 계속해서 지적받아온 적자 심화 문제를 일부라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쿠팡의 경우 기존 회원에게도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경우 매달 약 449억원을 벌 수 있게 된다. 연간으론 5389억원 수준으로 수익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손실이 약 1조803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1조2650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업체들은 고객 락인을 위한 출혈경쟁과 수익성 개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라며 "쿠팡의 주가가 적자 폭 확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특히 상장을 앞둔 컬리와 SSG닷컴은 실적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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