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미 정부 셧다운···글로벌 불확실성 지속10일 원·달러 환율 1423.0원 출발···5개월여 만 최고서울 집값 상승 지속···한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원·달러 환율 1420원대 등락···불확실성에 환율 상승 부담 '여전'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3.0원 오른 1423.0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장중 1440원을 기록한 지난 5월 2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현재 142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직전 1400원대에서 정규장을 마쳤다. 지난 7월 1300원 중반대까지 내려갔지만 8월 들어 다시 1390원대까지 치솟았고 지난달 말에는 1400원대를 돌파했다.
연휴 기간 동안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고용 둔화로 인해 약달러 재개 전까지 환율 하락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 속에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지표 발표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미국은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기능을 멈추는 '셧다운' 상황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9일째 지속되고 있다.
월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화에 우호적인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제품 등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15%로 잠정 합의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선지급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액 증액과 선불 이행을 거론하며 연일 압박에 나서고 있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어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휴 중인 지난 4일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의견 교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미 관세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져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며 원·달러 상방 압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재개로 약달러로 전환되거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우호적인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상방 압력이 우세해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휴 기간 엔화, 유로 급락도 달러 강세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가치는 4% 가까이 떨어졌다. 프랑스에선 총리가 27일 만에 사임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돼 유로화가 급락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유 부총재는 "연휴 기간 국제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주요국 재정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커졌다"며 "미 관세정책과 연준 금리 경로, 글로벌 재정 건전성 우려 등 불안 요인에 대비해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이달 금통위서 동결 전망↑···서울 집값 상승도 부담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은이 이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 부담이 커질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에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이달 한은 또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달보다는 다음달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지속적 반등, 원화의 비대칭적 약세 위험 등을 근거로 "기존에는 한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이 10월 23일이 될 것으로 봤으나 11월 27일로 지연될 것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금융안정에 더 오랫동안 초점을 둘 시기"라며 "연내 인하는 가능하되 시점은 11월이 적절하다"고 전망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나타나는 집값 급등세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9월 다섯째 주(9월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7% 올라 0.08%포인트(p)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9월1일 0.08%에서 9월8일 0.09%로 커진 데 이어 15일 0.12%, 22일 0.19%, 29일에는 0.27%를 기록하며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지난달 23일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그게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금리를 결정하라면 개인적으로는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