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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자산업의 쌀' MLCC···삼성전기, AI·전장·로봇까지 정조준

산업 전기·전자

'전자산업의 쌀' MLCC···삼성전기, AI·전장·로봇까지 정조준

등록 2025.07.15 08:00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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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산업·전장 MLCC 세미나'로 MLCC 경쟁력 소개삼성전기 유일 나노 파우더 기술로 고신뢰성 실현고부가 MLCC 사업 전략 집중···점유율 높이기 집중

이민곤 MLCC 개발팀 상무가 제품학습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이민곤 MLCC 개발팀 상무가 제품학습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가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전기차·AI 서버·자율주행·로봇까지 적용 영역이 확장되며 수요는 물론 기술 수준도 급격히 고도화하면서다. 이에 삼성전기는 MLCC를 미래 성장의 축으로 삼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산업·전장 MLCC 세미나'를 열고 MLCC의 성장 가능성과 기술 전략을 공유했다. 발표는 2011년 입사 이후 개발 직군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가 맡았다.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인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AP·CPU·GPU 등) 능동부품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구체적으로 DC(전원)에 섞여 들어오는 고주파 노이즈(AC)를 그라운드로 빠지게 하고, IC(집적 회로)에 안정적인 전압만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디커플링 구조로 회로 오작동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MLC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상무는 "컴퓨팅 파워가 고도화될수록 MLCC 수요는 함께 늘어난다"며 "고속·고정밀 처리를 위해선 정제된 전원 공급이 필수적인데, MLCC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품"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4G 스마트폰엔 MLCC 1000개가 탑재되지만, 안테나가 2개인 5G 스마트폰은 1300개를 필요로 한다.

또 MLCC의 가치는 크기가 작으면서도 큰 저장 용량을 지원한다는 데 있다. 이 상무는 "고객사들이 다양한 캐패시터 중 MLCC를 찾는 이유는 유전율이 높은 세라믹 재료를 사용해 부피 대비 용량을 굉장히 높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나노 파우더'로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지키고 있다. 고유전율 세라믹 입자를 초미세화해 보다 평탄하고 균일하게 적층함으로써 신뢰성과 내압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삼성전기는 이 초미세 파우더를 부산 사업장에서 원료 단계부터 직접 생산하며 차세대 MLCC 개발을 위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는 장덕현 사장이 수립한 가이드라인처럼 IT용 MLCC 영역에서 AI서버와 전장용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신경을 쏟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는 수익성의 차이에 기인한다. 탑재 수만 보면 스마트폰은 1000개 수준인 반면 전기차·자율주행차에는 1만5000개, AI 서버에는 최대 2만5000개가 들어간다. 단가도 전장용이 IT용 대비 3배 이상 높다.

이미 괄목할 만한 성장률도 보여왔다.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에서 2021년 8% 수준이던 점유율은 지난해 19%까지 확대됐으며 올해는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무라타에 이어 2위 공급사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AI MLCC 시장에서는 이미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무라타(45%)와 양강구도를 펼치고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고부가 MLCC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지난해에는 톈진·수원·필리핀 등 삼성전기 생산 거점을 직접 찾았고, 올해 3월에는 중국 비야디(BYD) 본사를 방문해 왕촨푸 회장과 회동한 뒤 MLCC 대규모 공급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AI 서버의 경우, 높은 전력 소비와 고온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동작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소형·고용량·고온·고압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장 부문에서는 ADAS·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 등 차량 전장화 확산에 따라 MLCC 탑재량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초고용량 ADAS용 제품과 고전압용 전기차 MLCC 등 신제품 개발을 2021년부터 지속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AI와 전장 분야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용 MLCC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 로봇 역시 고용량·고내구 부품이 핵심인 만큼, 기존 산업용 전장과 초고용량 IT 제품에 대응해온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고신뢰성 MLCC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부품 시장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AI·전장을 잇는 고부가 시장 중심의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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