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한 달 만에 서학개미 순매수 1위 기록6월말 주당 298달러 고점 찍고 40.5% 급락일각에선 지나친 고평가 의견도 제기
3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서클을 6억6917만달러(약 9067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매수규모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테슬라 하루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상품(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4억8658만달러)보다 약 2500억원치를 더 매수했다.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역시 1억4467만달러(1961억원)를 순매수해 3위에 올랐다.
미국 현지 가상자산 종목이 순매수 규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1코인' 비율로 화폐와 가격을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송금, 결제, 자산 보관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현지 상원이 지난달 17일 관련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키면서 서학개미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법안은 민간 기업이 일정한 규제를 준수할 경우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행사는 전액 준비금 보유와 월간 회계감사 의무를 지닌다.
세계 1위 스테이블 코인 'USDT' 발행사 테더도 있지만 2위인 서클이 특히 주목받는 건 지니어스 법의 최대 수혜주 중 한 곳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니어스법 통과는 세계 최대 규모 업체인 테더에도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이라며 "테더는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법안에 명시된 규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클은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DC' 발행사로 상장과 동시에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서클은 지난 6월5일 현지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31달러) 보다 168.5% 상승한 83.2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급등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3일 장중 주당 298달러까지 올라 한때 864.4% 폭등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폭 조정이 나타나면서 전날 종가 기준 177달러선까지 내려왔지만, 고평가는 여전하다. 전날 종가 기준 서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3.8배로, 테슬라(173.4배), 엔비디아(50.7배), 마이크로소프트(37.8배) 등 M(매그니피센트)7 종목들보다 높게 형성돼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신탁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한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클은 신탁은행을 통해 USDC의 준비금을 관리하고, 기관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 수탁·결제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만일 신탁은행 허가가 나올 경우 제도권 편입을 확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당 인가는 신탁 업무에 한정되기 때문에 개인 예적금·대출 등 일반적인 은행 업무는 취급하지 않는다.
서클 주가를 두고 현지 증권사 리서치 의견은 분분하다.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지만, 단기 과열 구간이라는 진단도 나와 서학개미들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서클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와 함께 목표 주가로 243달러를 제시했다. 반면 JP모건은 "서클이 USDC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초기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지나치게 높다"며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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