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 VIG파트너스 인수 후 공개매수 추진공개매수가·경영권 프리미엄 논란 확산클래시스 등 역시 인수 대상 거론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올이 국내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공개매수 후 자진 상폐를 결정했다. VIG파트너스는 비올의 최대주주인 디엠에스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34.76%(2030만4675주)를 총 2538억원에 인수한다. 양수도 금액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VIG는 이후 비올의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해 100% 자회사 편입 및 자진 상폐를 추진한다.
공개매수 예정가는 주당 1만2500원이다. 거래는 디엠에스가 보유 주식 중 약 408만주를 VIG에 현금으로 매각하고, 나머지 약 1621만주는 VIG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비엔나투자목적회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올 상폐에 소액주주 반발 거세
비올은 지난 2020년 코스닥에 상장된 미용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마이크로니들RF·고주파 장비가 주력 품목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3.3%를 차지하고 있는 등 글로벌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진 상폐가 앞서 이뤄진 미용의료기기 기업 인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루트로닉은 지난 2023년 한앤컴퍼니가 인수해 자진 상폐했고,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해 프랑스 사모펀드 아키메드가 인수해 역시 자진 상폐된 바 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비올은 공개매수 후 자진 상폐한 세 번째 국내 미용의료기기 업체가 된다.
자금력이 풍부한 사모펀드가 유망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공개매수에 나선 사례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 말까지 36건에 달한다. 최근 3년 사이 같은 방식으로 상장폐지된 기업은 13곳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상법 개정을 비롯한 정부의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질 것을 우려한 사모펀드가 상폐를 서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주주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올 지분을 보유한 한 소액 투자자는 이번 인수를 상법 개정 직전의 '계획된 이익 독점'으로 규정하고 공개매수 가격 재산정을 요구하는 취지의 공개서한을 비올 측에 보냈다.
해당 주주는 "(이번 인수는) VIG가 경영권을 가져가되 DMS는 상장폐지 이후 비올의 성장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VIG와 함께 나눠 갖는, 그들만의 이익 공동체가 되는 것"이라며 "문제는 대주주의 의사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묵살하고 자진 상장폐지가 강행되더라도 현재로서는 이를 막을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가격 산정은 최근 1개월 평균 종가에 약 19% 수준 할증률이 적용된 것으로 과거 오스템임플란트(40.1%), 루트로닉(30.8%) 등이 적용한 할증률에 비해 부적절하게 낮은 프리미엄"이라며 "비올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1만2500원에서 주당 최대 2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공개매수가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동일하게 제공하는 구조"라면서도 "다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저평가 구간에서의 상장폐지가 아쉬운 대목이다. 성장성 대비 저렴한 밸류에이션에서의 인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VIG파트너스 측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달 공개매수를 결정한 뒤 "공개매수가는 DMS가 보유한 비올 지분의 인수가와 같으며, 이는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 기조에 부합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클래시스, 매각설 공식 부인
시장에서는 남은 미용의료기기 상장사 역시 곧 PEF의 인수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추측이 돈다. 주요 미용의료기기 기업 실적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클래시스는 올해 들어서만 매각설이 두 차례 불거졌다.
베인캐피털 측은 지난해 하반기 주관사를 선정하고 클래시스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삼성전자가 클래시스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나오자 삼성전자 측이 부인하고 나섰고, 이어 지난 5월 글로벌 PEF 운용사 워버그핀커스가 인수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에 대해서는 클래시스 측이 부인했다.
클래시스 측은 지난달 18일 "(인수설 관련) 기사 내용을 주주사(베인캐피털)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가적으로 공유드릴 만한 별도의 다른 내용은 없다"고 입장문을 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클래시스 경영진의 의중과는 무관하게 매각 여부는 결국 베인캐피털 측이 결정하는 만큼 매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루트로닉 역시 지난 2023년 경영권 매각설이 불거지자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약 2개월 뒤 인수를 발표한 사례가 있다.
베인캐피털은 최근 보유 지분 일부를 시간외매매로 정리하는 '블록딜'에 나서는 등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베인캐피털은 지난 5월 16일 보유 중인 클래시스 지분 가운데 393만주(주식총수 대비 약 6%)를 주당 5만7915원에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는데, 매각을 앞두고 이른바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클래시스 매각설과 관련해 "견조한 펀더멘탈과 별개로 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매각 후 공개매수로 상장폐지가 된다면 차익거래 기회로 볼 수 있고, 매각 후 상장유지가 되더라도 큰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내 미용의료기기 기업은 일명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관세청에서 발표한 병원용 미용의료기기 수출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병원용 미용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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