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통합으로 배송 경쟁력 강화대형마트 위기 속 디지털로 돌파구 마련고객 신뢰 회복 목표로 하는 온라인 전략
홈플러스는 21일 자사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매직배송'이라는 브랜드로 전면 통합한다고 밝혔다. 기존 '마트직송'은 '매직배송'으로, 퀵커머스 형태의 '즉시배송'은 '매직나우', 예약픽업은 '매직픽업'으로 각각 개편된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서비스 설계도 대대적으로 손질됐다. 홈플러스는 전국 110여 개 대형마트, 240여 개 익스프레스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매장 기반 콜드체인을 통해 신선도 경쟁에서도 우위를 노린다.
이러한 리브랜딩은 단순히 마케팅 차원의 시도가 아니라, 홈플러스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본격적인 디지털 체질 전환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대형마트 업태가 전체 유통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점포 폐점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온라인에서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최근 전국 17개 점포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현재 점포 수는 100여 곳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강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홈플러스 온라인 부문은 매출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86%에 달하고, 재구매율은 88%에 이를 정도로 충성 고객 비율이 높다. 홈플러스 입장에선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여지가 크다.
세부 서비스 실적도 성장세다. 마트직송은 지난 3월 초 '홈플런' 행사 기간 동안 전년 대비 매출이 16% 증가했고, 즉시배송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객들은 '합배송'이나 '품절 대체 옵션' 등 유연한 기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20대 고객층은 첫 이용 이후 재구매율이 55%에 달해 젊은 세대 공략에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체를 봐도 홈플러스의 방향은 뒤처진 것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 유통 매출은 전체의 50.6%를 차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0.8% 역성장하며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이 같은 '이커머스 독주' 국면 속에서 홈플러스의 온라인 전환은 회생이라는 특수 상황뿐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다.
조도연 홈플러스 마케팅부문장(상무)은 "이번 개편은 각기 달랐던 배송·픽업 브랜드 명칭을 직관적으로 통합해 홈플러스 온라인의 강점을 알릴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각 채널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밀착형 배송을 강화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이커머스 트렌드에 맞춘 유연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21일 본사에서 노조와 협의회를 열고 회생절차의 조기 마무리를 위한 노사 협력을 논의했다. 회사 측은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주요 사안은 노조와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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