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입찰 조건과 다른 공사기간 도출부산시, '재입찰이 더 바람직'발주처·시공사 간 대립각 심화
김광회 부산시 미래비전산업국장은 7일 열린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현대건설이 공기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국토부가 개선안을 요구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설득하는 건지 시간을 보내는 건지 모르겠다"며 현대건설 측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설계안이다. 당초 정부는 84개월, 즉 7년 내 부지를 조성하겠다는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은 9년(108개월)이 걸려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국토부가 입찰 공고와 다른 공사기간을 제시한 근거를 제출하라고 현대건설에 재요청했지만 현대건설은 '108개월은 안전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입장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시장은 "공고문상 수정안은 한 달 내에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현대건설의 공기 연장 입장이 분명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렇다면 바로 재입찰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재입찰을 진행하면 두 달 정도 늦춰지는 거라 2029년 12월 조기 개항과 2032년 완공이라는 가덕도신공항 전체 일정에 큰 문제가 없다"며 "빨리 재입찰을 공고하는 게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경남 지역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부지 조성 공사는 입찰 단계에서만 무려 4차례나 유찰된 바 있다.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사업성을 둘러싼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발주처인 부산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정부와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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