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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입 속 점막 통해 약물 전달"···K제약바이오 경쟁력 '충분'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입 속 점막 통해 약물 전달"···K제약바이오 경쟁력 '충분'

등록 2023.07.26 09:53

유수인

  기자

투여 편의성 높이고 흡수 빨라···2030년 224억달러 전망SK케미칼·대웅제약, 녹여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화 필름제형·마약성진통제에 집중···"미충족 수요 커"

글로벌 구강점막 약물전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0억 달러에서 연평균 6.41%로 성장해 2030년 약 2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재단 제공글로벌 구강점막 약물전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0억 달러에서 연평균 6.41%로 성장해 2030년 약 2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재단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구강점막 전달 약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6일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재단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강점막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력의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꾸준한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면 충분한 경쟁력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DDS 개발은 신약 개발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노인 인구 및 만성질환 등 질병 유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질병을 더욱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 중 구강점막 약물 전달은 혀, 볼, 잇몸 등 구강 내 점막을 통해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구강붕해정(정제), 필름, 액체, 분사제 등이 있다. 입 안에서 약물을 녹이는 형태여서 기존 경구제, 주사제와 같은 전통적인 약물 전달 방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구강점막 약물 전달은 약물이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약물이 점막을 통해 혈류로 직접 흡수되기 때문에 초회통과효과를 피할 수 있어 경구 복용 대비 약물 흡수 및 대사에 영향을 덜 받는다.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약물 프로파일을 파악할 수 있어 약물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점막을 통해 약물이 흡수되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에 급성통증과 같은 급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에 용이하게 활용될 수 있다.

게다가 구강점막 약물 전달은 약물을 삼키지 않아도 돼 영유아나 노인 등 고체 형태의 경구용 제품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고, 비침습적인 특성으로 인해 당뇨 등 지속적인 약물 주사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글로벌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0억 달러에서 연평균 6.41%로 성장해 2030년 약 2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기준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 제품은 정제(46.93%)였고, 이어 필름(32.04%), 액체 및 분사제(14.32%), 기타(6.70%) 순이었다. 오는 2030년 또한 이와 같은 순위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정제(구강붕해정) 유형은 저렴한 생산 및 판매 비용, 대량제조 용이성 등 장점을 가져, 오는 2030년 117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여 경로로 구분하면 약물 흡수가 쉬운 설하(혀 아래) 점막 전달이 2030년 146억 달러 상당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함과 동시에 가장 높은 성장률(CAGR=6.62%)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설하 점막 경로가 캡슐이나 약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노인 환자들에게 대부분 선호되고 방식이고, 다른 투여경로 대비 일관되고 예측할 수 있는 용량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하 점막은 일반적으로 박칼 점막에 비해 더 얇은 상피층으로 인한 투과성이 더 높고, 더 큰 표면적에 의해 약물 흡수에 용이하다. 반면 박칼 점막은 설하 점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맛에 덜 민감해 쓰거나 불쾌한 맛을 가진 약의 복용 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박칼 점막은 약물을 잇몸과 볼 사이에 두어 볼 점막 을 통해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적응증 별로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제에 가장 많이 적용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구강점막 약물 전달 기술은 오피오이드 의존증, 신경 장애, 발기부전, 오심 및 구토 증상 등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적응증별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 점유율은 오피오이드 의존증(37.88%), 신경 장애(26.64%), 기타(13.85%), 발기부전(12.41%), 오심 및 구토(9.22%) 순이었다.

이 중 오피오이드 의존증은 연평균 성장률 6.94%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에도 가장 큰 시장 규모(약 96억 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례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사회 식습관의 변화와 스트레스, 고령 환자 증가 등으로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수요 증가하면서 이 질병을 적응증으로 한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구강점막전달 기술을 활용한 발기부전의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8억 달러에서 연평균 6.11%로 성장해 2030년 약 29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의 엠빅스에스(성분명: 미로데나필), 대웅제약의 누리그라필름(성분명: 실데나필 시트르산) 등 물 없이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붕해필름 제형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다수 출시돼 있다.

글로벌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도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산부인과, 소화기과 및 비뇨기과 분야 전문 스위스 제약기업인 페링 파마슈티컬즈는 야간뇨 및 야뇨증 치료제 미니린 멜트 설하정과 미니린의 저용량 제품 등을 출시하며 고령 환자의 저나트륨혈증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미국 어퀘스티브 테라퓨틱스는 고성능 약물 전달 플랫폼인 'PharmFilm®'을 가지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뇌전증, 통증 등 다양한 질환을 적응증으로 한 치료제를 출시한 상태다.

현재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강점막 약물 전달 임상시험은 지난 4월 기준 총 23건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서울제약(필름), 씨티씨바이오(필름), 씨엘팜(필름), CMG제약(필름) 등이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상용화했다.

서울제약은 구강붕해필름 연구에 오랜 기간 집중해 온 기업으로, 'SmartFilm®'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구강붕해필름 제형의 중량 및 두께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 한계성 등을 극복해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자사의 비아그라 필름제형 제네릭인 '불티스'를 한국화이자제약과 66억원 규모의 완제품 공급계약을 맺어 판매 중이다.

CMG제약도 구강붕해필름에 집중하고 있는 제약기업으로, 지난 2014년 생산설비를 구축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정신분열증치료제인 아리피프라졸을 구강붕해필름 제제로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자사의 구강붕해 필름 제조 기술을 개발해 지난 2010년 SK케미칼에 이전했고, 이를 통해 SK케미칼은 발기부전 치료제, 천식·알레르기 치료제 등 구강붕해필름 상업화에 나섰다.

우신라보타치는 당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슐린 버칼필름(볼 점막으로 약물 흡수)의 이온토포레시스 도입 융합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명배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충분한 DDS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에서 빅파마들과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현재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은 수요와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기술적 발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약물의 형태, 크기, 두께, 향 등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아직은 몇 가지 제형과 적응증에 국한돼 있다"며 "실제로 구강점막 약물 임상시험과 출시된 제품 대부분은 필름 제형과 급성통증 치료를 위한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에 집중돼 있다. 구강점막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충분히 존재 하는 상황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국내 기술력으로 빅파마들과의 경쟁이 충분히 가능한 시장이기에 구강점막 약물 전달 시장과 같은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선점하고, 이를 발판 삼아 시장을 주도한다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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