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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10년째 답보상태"···편의점 상비약 품목 늘어날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10년째 답보상태"···편의점 상비약 품목 늘어날까

등록 2023.05.30 15:39

유수인

  기자

9개 시민단체,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 촉구 편의점 수요 늘었지만 13개 품목에 머물러

정부는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종류 13개 품목을 안전상비약으로 지정했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이하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관리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상비약 접근권 향상을 위해 9개 시민단체가 모인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상비약에 대한 대국민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안전상비약은 13개다. 지난 2012년부터 '안전상비약 약국외 판매 제도'가 시행되면서 정부는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종류 13개 품목을 안전상비약으로 지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제도 시행 6개월 후 중간 점검하고 시행 1년 후 품목을 재조정키로 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점검 및 품목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사법에서는 안전상비의약품을 20개 품목 이내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률 신설 당시 결정된 13개 품목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약업계는 안전상비약 제도가 부작용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확대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약국 영업 외 시간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늘어나는 수요 대비 살 수 있는 품목 수가 한정돼 환자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명주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안전상비약 제도는 안전성 담보가 가능한 선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한 품목 확대 및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주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국민들은 약국이 영업하지 않는 심야시간에 열이 나거나 몸이 아프면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해 병의원 및 약국의 공백시간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안전상비약 제도는 단 한 번의 재정비도 없이 1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안전상비약 제도는 안전성 담보가 가능한 선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한 품목 확대 및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8%는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어 이전보다 편리하다'고 응답했고,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공휴일, 심야시간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가 68.8%로 가장 많았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구입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2.1%는 '품목 수가 부족해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10년째 답보상태인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대 및 개선 방향으로는 ▲새로운 효능군 추가 60.7% ▲새로운 제형 추가 46.6% ▲기존 제품 변경‧추가 33.6% 순으로 나타났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시 국민의 선호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안전상비약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헬스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수요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안전상비약에 대한 인지율, 이용경험, 이용 의향 모두 높았다"며 "특히 국민들이 약국 영업 외 시간을 중심으로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 당초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게 잘 정착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용자의 41.3%는 필요한 의약품을 충분히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시에는 국민의 선호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안전상비약 제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건강관리의 핵심방향인 자기건강관리(self-care)와 적극적 건강관리(positive care)의 측면에서 적절한 보건정책"이라며 "안전상비약은 소비자들의 자가투약이 승인된 품목인 만큼 소비자가 적절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품목 확대는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건강관리 의사결정 범위를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이기 때문에 안전성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지, (품목 확대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안전상비약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헬스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전상비약 네트워크는 "최근 공공심야약국 법안이 통과되며 약사들의 노고로 저녁 시간까지 의약품 구입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새벽 시간대나 약국 자체가 적은 도서산간 지역은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며 "정부가 2012년 이미 안전상비약 제도를 제정하며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국가 재정을 할애하면서까지 공공심야약국을 제도화한 배경에는 두 제도 간 상호보완 기능을 기대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며 "만 10년간의 데이터가 쌓인 현 시점에서 약사법에 따른 품목 확대와 관리체계가 재정비된다면, 국민들의 편익 향상과 더불어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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