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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HMM부터 KDB생명까지"···산업은행, 올해도 구조조정 대응에 만전

금융 은행

"HMM부터 KDB생명까지"···산업은행, 올해도 구조조정 대응에 만전

등록 2023.04.05 06:00

차재서

  기자

HMM 매각 준비 착수···2.7조 영구채가 관건 대우조선·아시아나 등 '경쟁당국 판단'에 촉각

산업은행이 HMM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산업은행이 HMM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산업은행이 올해도 주요 기업 구조조정 현안으로 분주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HMM(옛 현대상선) 민영화 등 복잡한 숙제가 쌓여있는 가운데 산은 측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HMM 매각 준비 '착착'···자문단 가동 '초읽기'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MM 매각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 23일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 등을 HMM 경영권 매각 자문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래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매각 관련 자문을, 삼일회계법인은 회계, 광장은 법무자문을 각각 담당한다.

산업은행은 각 기업과 협상·계약체결이 끝나면 자문단을 가동해 HMM 매각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HMM 지분은 ▲산업은행 20.7% ▲해양진흥공사 20% ▲신용보증기금 5% 등 총 45.7%에 이른다. 자문단은 컨설팅을 통해 HMM의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각 대상과 방식, 일정 등을 제안하게 된다.

성사 가능성을 놓고는 우호적인 시선이 앞선다. HMM이 2020년 98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18조5868억원과 영업익 9조9455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어서다. 산업은행은 2016년 현대그룹으로부터 HMM을 넘겨받은 뒤 사업 구조조정과 3조원대 공적자금 투입으로 회복을 지원했다.

관건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총 2조7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다. 채권을 남겨둘 경우 HMM 인수 기업에 부담이 돌아가고, 주식으로 바꾸면 정부 지분이 74%까지 늘어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따라서 자문단은 영구채 처리 방향까지 담은 종합적인 시나리오를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으로서는 ▲LX판토스 ▲CJ대한통운 ▲SM상선 ▲현대중공업 등 연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인수 의향을 묻기 위해 일부 기업과 접촉하기도 했다.

공정위 판단 남겨둔 대우조선···통합 항공사 출범은 '안갯속'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새 주인인 한화그룹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 결합을 승인받으면서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양사의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은 튀르키예,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심사를 넘어서게 됐다.

남은 관문은 우리나라 경쟁당국의 판단이다. 현재 공정위는 한화 방산과 대우조선 함정 부문의 수직 결합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양사의 통합으로 군함용 무기·설비에서 함선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발생함에 따라 군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공정위로부터 긍정적인 결과를 받아들면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거쳐 대우조선 최대 주주(지분율 49.3%)에 올라선다. 산업은행으로서도 22년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내외 14개 경쟁당국 중 11곳의 심사가 마무리됐으나, 키를 쥔 미국·일본·EU 측이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그나마 EU는 8월3일까지 심사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못 박았으나, 미국·일본은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에 산업은행은 주요국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여러 방향으로 합병을 조력하고 있다. 연초엔 강석훈 회장이 유럽을 찾아 윤순구 주EU 대사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가장 중요한데, 합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항공사 통합과 관련해선 '플랜B'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KDB생명 매각 다섯 번째 도전 시작···성사 가능성 촉각
KDB생명 '새 주인 찾기'도 현재진행형이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지난해 11월28일 공고를 내고 KDB생명 매각 절차를 재개했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PEF의 KDB생명 지분 92.7%를 모두 매각하는 것으로 하되,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돕는 차원에서 자본확충(신주인수 등)을 포함한 조건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지원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65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어 총 4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의 경우 JC파트너스와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들이 운영하는 또 다른 보험사인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에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상실한 탓이다.

다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당초 산업은행은 1분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 거래를 종결하겠고 선언했지만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선 다각도로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적합한 인수자를 찾아 회사를 시장으로 돌려보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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