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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진화하는 배터리 저가 공세

韓기업 위협하는 中기술굴기③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진화하는 배터리 저가 공세

등록 2022.03.03 07:20

장기영

  기자

中 전기차시장 따라 배터리 고속성장가격 저렴한 LFP 배터리 시장 장악CTP·나트륨이온 등 기술 혁신 속도CATL 미국 공장 건설에 韓기업 긴장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톱10' 기업 중 6개 회사는 중국계 회사였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자국 내 수요를 등에 업은 결과다.

중국 배터리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기술력을 높여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1위 CATL, 국내 3사 점유율 웃돌아 =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로 32.6%를 차지했다. 이는 2위 LG에너지솔루션(20.3%), 5위 SK온(5.6%), 6위 삼성SDI(4.5%)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 30.4%를 웃도는 비중이다.

3위 일본 파나소닉(12.2%)과 국내 배터리 3사 외에 4위 BYD(8.8%)를 포함한 상위 10위 내 6개 기업이 중국계 회사다. 중국 배터리업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자국 내수를 등에 업고 배터리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지역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통계를 보면 중국의 사용량은 149.2기가와트시(GWh)로 전년 64.2GWh에 비해 132.6% 늘어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9년 56%로 집계된 이후 2년만이다.

유럽은 52.5GWh에서 91.1GWh로 73.6%, 미국은 20.1GWh에서 40.2GWh로 99.6%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유럽이 30.7%, 미국이 13.5%로 전년 대비 각각 5.1%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SNE리서치는 "2021년은 주요 지역 중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시장의 해로 평가할 수 있다"며 "실제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자국 시장 팽창에 힘입어 두각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현지 신에너지차(BEV·PHEV) 판매량이 약 331만대로 2.5배 급증한 것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며 "중국 당국이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당초 축소할 예정이었던 전기차 보조금을 유지한 데다, 2020년 사용량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LFP 앞세운 중국, 반값 배터리까지 = 중국 배터리업계는 국내 배터리회사가 주력 생산하는 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을 원재료로 만들어 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약 10~20%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데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순간 출력이 약하고 주행거리가 짧다.

NCM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재료를 사용해 가격이 비싸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긴 것이 장점이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지난해 연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사용량 통계를 보면 LFP는 3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NCM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에 따라 NCM622(18.2%), NCM811(16.4%), NCM523(13.7%) 순으로 뒤를 이었다.

LFP 배터리의 90% 이상은 중국계 배터리회사들이 공급한다. 이 중 절반가량은 세계 1위 CATL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배터리회사들은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 인력 채용을 통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배터리 셀에서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기존 제조 공정 대신 셀을 팩에 바로 연결하는 'CTP(Cell to Pack)', 차체와 배터리를 일체화하는 '셀투샤시(Cell to Chassis)' 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CATL의 경우 지난해 가격이 삼원계 배터리의 절반 수준인 나트륨이온 배터리 자체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나트륨 이온배터리는 15분만에 배터리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영하 20도에서도 90%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유지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LFP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실제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주력 차량인 스탠다드(표준) 모델의 배터리를 기존 삼원계에서 LFP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회사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고에너지밀도 NCM 배터리 선도 역량을 바탕으로 에너지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이 뛰어난 LFP 배터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북미시장 공략 도전장에 국내 3사 긴장 = 중국 배터리업계는 자국뿐 아니라 미국에 직접 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CATL은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CATL는 오는 2025년 7월로 신북미자유협정(USMCA) 발효를 앞두고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의 무관세 혜택 등을 고려해 현지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의 이 같은 행보에 북미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국내 배터리 3사가 5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36.5%로 2위 파나소닉(24%), 3위 CATL(12.9%)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4위 SK온과 5위 삼성SDI의 점유율은 각각 11.1%, 8.9%다.

특히 미국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모두 단독 또는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13개 대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 중 11개는 국내 배터리 3사 관련 설비다.

현재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가동 중인 설비는 미국 전체 생산 설비의 10.3%에 불과하지만, 2025년에는 70% 수준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제3합작공장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하기로 했으며, 제4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병행하고 있으며, 홀랜드 단독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SK온도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BlueOval)SK를 설립해 오는 2025~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 켄터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앞서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단독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2022~2023년 연간 생산능력 총 21.5GWh 규모의 제1·2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연간 생산능력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25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2배 수준인 4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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