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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요원한 '독과점 논란' 해소

롯데면세점, 요원한 '독과점 논란' 해소

등록 2016.10.26 16:10

정혜인

  기자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 56% 육박특허 재획득시 독과점 더 공고해져시장 점유율 심사 반영키로 했으나올 심사 적용 안 돼 ‘특혜’ 논란도밀어주기로 세계 2위 만들 필요성보다독과점 해소가 우선이라는 의견 나와

롯데 월드타워. 사진=롯데면세점 제공롯데 월드타워.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이 올 연말 시내 면세점 입찰에 ‘월드타워점 부활’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독과점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점유율 50%를 훌쩍 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특허를 하나 더 내주는 것이 시장의 경쟁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차원에서 면세산업 독과점을 해소하겠다며 법 개정을 예고했으나 이번 입찰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롯데면세점에 대한 ‘특혜’ 시비로까지 불이 붙은 양상이다.

26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56%다.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5년간 50%를 꾸준히 넘겨왔다. 월드타워점이 지난 6월 문을 닫았고 신규 사업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올해 연간 점유율은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월드타워점이 다시 문을 열 경우 점유율 60%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이 꾸준히 절반을 넘기는 데까지 성장한 이유는 면세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롯데가 퇴출 기업을 흡수하고 투자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몸집을 불려온 결과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신규 특허’마저 롯데면세점에게 내줌으로써 오히려 시장 지배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과점을 해소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독과점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3,4년간 신규 면세점 사업자 증가와 중국발 정치 이슈 등으로 인해 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울 것으로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특허를 다시 롯데면세점에 내줘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더 공고히 하는 것은 다른 경쟁업체로서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 될 경우 면세점 입찰평가에서 감점하기로 하면서 시장 독과점 해소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6월 공고에는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내용이 빠졌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롯데면세점도 아무런 감점 없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특혜’ 시비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에 대한 정부의 특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당시 이언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326억원, 영업이익률 8.5%를 기록했으나 독과점 구조로 인한 이익 환수는 거의 되지 않고 있다”며 “독과점 구조로 벌어들인 막대한 면세점이익을 시장논리가 아닌 공익 차원에서의 이익 분배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태년(새누리당) 의원도 “3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 될 경우 입찰평가에서 감점하기로 했지만 관세청의 6월 입찰 공고에는 내용이 빠졌다”며 롯데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현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르재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 등을 내준 롯데에게 당연히 허가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롯데면세점의 독과점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롯데면세점이 AK면세점을 인수할 당시 독과점 논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 없이 인수합병을 승인하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사업이 ‘수출’사업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의 경쟁자가 있다는 점에서 독과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세계 1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 세계적인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를 인용해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면세사업자 순위에서 3위(37억5000만유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2위인 미국 디에프에스그룹(DFS)가 37억7000만유로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불과 2000만 유로(한화 기준 250억여원) 차이로 아깝게 2위 사업자 추월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이 정부로부터 특허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특혜’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특정 기업 밀어주기를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특정 기업을 밀어줘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국내 면세산업 성장을 위해 독과점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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