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랭식, 공랭식 비해 열전도율·공간 측면서 유리데모룸에는 '직접 칩(DTC)' '액침냉각' 설비 마련 액침냉각 도입은 아직···특수용액 관리·무게 한계
지난 31일 기자가 방문한 데모룸에는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연결된 액체냉각 설비가 가동되고 있었다. 66m²(약 20평) 규모로 마련된 이곳에서는 미래 냉각 기술로 꼽히는 '직접 칩 냉각(Direct To Chip Cooling)' '액침냉각' 기술을 모두 시연해 볼 수 있었다.
냉각 기술이 AI 시대 대표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현재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데이터센터 사용 전력의 40% 이상이 GPU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여겨진다. AI 연산용 GPU는 일반 서버 CPU 대비 3배 이상 열을 발생시키는 터라, 발열을 잡지 못하면 서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금방 노후한다.
국내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시장의 많은 데이터센터는 아직까지 공랭식(기체 이용) 냉각을 주로 이용한다. 공랭식은 열전도율이 낮아 냉각 용량에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수랭식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데 입 모은다.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약 3000배 높다는 점에서 수랭식이 공랭식보다 차세대 고성능 AI 칩에 적합하다고 본다. 다수 기업은 데이터센터를 수중에 설립하는 방안도 구상 중인 상태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현대건설, SK텔레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23개 기업·기관과 함께 이 같은 해저기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랭식은 공간 절약과 탄소 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제, 공랭식의 경우 서버 랙 뒤에서 찬 바람을 공급해 줘야 해 전력 소모가 큰 데다 공기 순환 장치 등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수랭식은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서버 내부 칩에 부착한 냉각판(콜드 플레이트)에 냉수를 흘려 열을 식히는 직접 칩 냉각과 서버 전체를 특수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냉각이 있다. 직접 칩 냉각은 기존 인프라와 호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며, 차세대 냉각 방식인 액침냉각은 기존 기술들보다 열효율 측면에서 월등하다.
데모룸 가장 안쪽에는 직접 칩 냉각 설비가 마련돼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H100 서버 랙에 냉수가 들어가는 파란 관과 열을 식힌 뒤 빠져나오는 빨간 관이 연결돼 있었다. 차가운 물이 파란 관을 타고 들어가 냉각수 분배 장치(CDU)라는 장비를 통해 서버에 냉각수를 공급·회수하며 열을 식히는 원리다. 데모룸에 마련된 설비에는 LG전자가 개발한 서버 랙 내부에 설치하는 '인 랙 타입 CDU'이 적용돼 있었다.
액침냉각 기술도 일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데모룸에 마련된 액침냉각 설비 내부를 살펴보니, 서버가 특수용액에 통째로 담가져 있었다. 액침냉각은 균일한 온도·습도를 유지하고 부식을 방지해 하드웨어 수명을 늘려주는 데 강점이 있다. 다만, 특수용액이 오일 성분으로 관리가 까다롭고 무게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당장의 도입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LG유플러스는 추후 데모룸이 위치한 평촌2센터에도 이런 액체냉각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수요에 따라 다르지만, 추후 3개 전산실 정도에 액체 냉각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숙경 LG유플러스 AIDC사업담당(상무)는 "AI 데이터센터는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서 다양한 AI 서비스가 전 분야에 확산됨에 따라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며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액체냉각과 DCIM 기술을 통해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AI 데이터센터 모델을 구축하면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