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개포우성 7차 시공권 두고 5년 만에 맞대결양사 홍보관 설명회 개최...오는 23일 총회서 최종 시공사 판가름공사비·금융 조건·특화 설계·계약조건 등 각각의 장점 전면 강조
먼저 찾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루미원' 홍보관은 절제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입구를 지나면 단지 모형도와 함께 디스플레이 주변에 설계·조경 자료가 정돈돼 있었다. 단지명으로 내세운 '루미원'은 '빛나는 단 하나의 단지'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개포지구 내 다수 단지를 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연속성의 강점을 부각했으며, 이번 단지에 '5세대 래미안'을 처음 적용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대우건설의 '써밋 프라니티' 홍보관은 은은한 조명과 부드러운 톤으로 꾸며졌다. 한쪽에는 대형 조감도 모형이, 맞은편에는 설명회를 위한 프라이빗 룸이 자리했다. '프라니티'는 PRIDE와 INFINITY의 합성어로, 새로운 써밋의 무한한 가치로 영원한 자부심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우건설은 리뉴얼된 써밋 브랜드를 해당 단지에 처음 적용해 고급 주거 기준을 재정의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 모두 조합원 실익을 내세워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AA+ 신용등급을 앞세워 안정성과 자금 조달 능력을 강조했다. 시공비 전액을 시중 최저금리로 조달하고, 분담금은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일반분양 수익 확정 직후 환급금도 조기 지급해 조합원의 현금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우건설도 만만치 않다. 'CD금리+0.0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활용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수수료도 조합이 아닌 대우건설이 전액 부담한다. 분담금 역시 전액 무이자로, 입주 시 100%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 경쟁도 팽팽하다. 삼성물산은 단지 중앙에 바람길을 확보해 쾌적성을 높였고, 독일산 2.3m 거실 창호와 주방 통창, 9㎡대 테라스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고층에서는 양재천·탄천 조망이 가능하고, 전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해 일조권도 확보했다. 단지 중앙에는 22m 높이의 아트리움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지하까지 자연광이 스며들도록 설계했다.
대우건설은 실생활 중심의 특화 설계를 강조했다. 음식물 쓰레기 자동 처리장치와 가구당 1.15대의 엘리베이터로 프라이버시와 편의성을 높였고, 지하 대청역 연결통로를 통해 접근성과 이동성도 확보했다.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단지를 전체적으로 4.5m 높이고, 남측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 자립을 꾀했다. 또 용적률 문제를 고려해 벽과 천장이 뚫린 스카이브릿지도 설계에 포함시켰다.
공사대금 지급 방식과 책임준공 확약서 여부에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물산은 분양대금 수입이 생기면 일정 비율을 무조건 지급하는 '분양불' 방식을, 대우건설은 공정률에 따라 지급하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대우건설은 이를 제출하며 신뢰 확보에 힘을 실었다.
양측의 신경전은 설계와 금융 조건을 넘어, 각사 안팎에서 노골적인 비방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우건설이 제안한 스카이브릿지가 인허가 기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고,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지하 주차장 계획이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스카이 커뮤니티 설계 역시 정비계획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포우성7차는 1987년 준공돼 올해로 38년차를 맞는 아파트다. 기존 802가구 규모의 단지를 최고 35층, 1122가구의 대단지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용적률이 157%로 비교적 낮은 편이라, 사업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 시공사는 오는 8월 23일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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