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롯데건설 등 6곳 적자 상태분양 침체·원가 부담에 현금유출 늘어유동성 악화 속 미수금·매출채권 주시
28일 <뉴스웨이>가 시공능력순위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와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10개 기업 중 6곳의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 상태이고, 8개 기업은 부채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말 그대로 기업이 고유의 수익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뜻한다. 특정 기업의 영업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그 회사의 현금 유입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고, 적자 상태가 계속된다면 영업할수록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빠져나가는 현금이 많다는 신호다.
국내 건설사 중 매출 규모(반기 기준 17조원)가 압도적인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8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53억원이나 불어나 적자가 이어졌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말 기준 부채는 16조3939억원으로 1년 만에 16.2%(2조2892억원)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스틸산업 등 현대건설의 연결 종속기업을 제외한 현대건설 별도기준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또한 마이너스(-) 9696억원으로 전년(–6691억원) 대비 악화됐고, 부채도 9조5705억원으로 전년(8조9822억원)보다 불어났다.
현대건설이 지난 상반기 말까지 떠안은 미청구공사대금과 매출채권 등은 각각 4조8558억원, 6조2872억원에 달한다.
올 초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 손실을 인식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이 –1조643억원으로 작년(-3750억원)보다 크게 악화됐다. 이에 부채 증가 속도는 10대 건설사 중 가장 빨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6월 말 기준 부채는 6조2601억원으로, 전년대비 41%(1조8212억원) 급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에 전년대비 54.0% 증가한 21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1년 새 23.4%(5276억원) 급증한 2조7845억원의 매출채권에 부담이 가중된 양상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미청구공사채권은 1조2019억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몇 년째 이어진 실적 하락과 원가 관리 어려움 속에서 올 상반기에 영업현금흐름마저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의 영업현금흐름 손실은 7015억원이다. 부채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4조6064억원이다.
롯데건설은 영업현금흐름이 –45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00억원 가량 악화됐고, 부채는 3.4%(1830억원) 늘어난 5조4588억원을 안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비는 1조1997억원으로, 지난해 1조7766억원에서 32.5%(5768억원) 줄어든 반면 매출채권과 기타 유동채권이 1조7050억원에서 2조7988억원으로 1년 새 1조원 넘게 불어난 상황이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9921억원에서 올해 3521억원으로 급감해 유동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SK에코플랜트는 영업현금흐름이 전년보다 대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3216억원) 상태를 이어갔고, 부채는 5.9% 증가한 11조316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2년 넘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돼 왔고 올해 상반기부터 적자로 전환, 2분기에는 적자 폭이 확대된 –214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 상반기 기준 4조7281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209억원으로 몇 년간 이어진 적자에서 탈출해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1분기 일시적인 영업현금흐름 적자에서 벗어나 2분기에는 2010억원 흑자로 돌려세웠다.
DL이앤씨의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134억원 흑자로, 전년대비 흑자 폭이 줄었지만 꾸준한 흑자를 유지했고 부채는 2.7%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1조7917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1조7679억원의 매출채권 및 유동채권을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자공시와 IR보고서상으론 상사·패션·리조트 부문을 제외한 건설부문 별도 영업현금흐름과 부채비율 등은 확인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에 착공한 다수의 현장에서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있고 분양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미분양·미입주·예정원가 조정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 우려도 있다"며 "회사 내부에선 원가 관리는 물론, 준공이 다가오는 현장별 미수금과 매출채권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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