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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융권에 부는 '반강제 생산적 금융' 열풍

오피니언 기자수첩

금융권에 부는 '반강제 생산적 금융' 열풍

등록 2025.08.22 13:33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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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정부와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금융권에 강하게 요구

가계대출·부동산 중심 자금 흐름을 기업·혁신산업으로 전환 추진

금융사들,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생산적 금융 참여 확대

현재 상황은

금융위원장 후보자·금융감독원장 모두 생산적 금융 강조

금융권, 생산적 금융 간담회·지원 프로그램 등 적극 대응

은행들, 중소기업 금융비용 경감·긴급 유동성 지원 등 실행

숫자 읽기

금융권, 100조원 규모 첨단·벤처펀드 조성

하나은행, 금리 감면·11조3000억원 긴급 유동성 지원

맥락 읽기

혁신기업 대출은 담보 부족·회수 위험으로 금융사에 부담

생산적 금융 확대, 금융사 건전성·수익성 악화 우려

일방적 희생 강요는 금융 생태계 약화 위험

어떤 의미

생산적 금융 취지엔 공감

자발적 상생 유도 위한 인센티브·환경 조성 필요

금융사, 국가 성장동력 지원하되 책임 전가 우려

정부·금융당국, 생산적 금융 강조···사실상 금융사 '동원'혁신산업 자금줄 역할, 금융사엔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

reporter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금융사 사이에서는 '반강제 생산적 금융'이 열풍이다.

이재명 정부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집중된 자금을 기업과 혁신산업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중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금융사들에 예대마진에 의존하지 말라며 혁신산업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투톱'에 오른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또한 취임 직후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 후보자는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금융 현실을 보면 부동산, 예금, 대출 등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보단 금융에 머물러 있다"면서 "미래 산업적, 부가가치가 있는 곳으로 자금 흐름의 물꼬를 어떻게 바꾸는지가 생산적 금융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고 국내 자금이 생산 부문이 아닌 부동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8일에는 이 원장과 은행장들이 만나 생산적 금융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또한 생산적 금융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NH농협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 활성화 간담회'를 열어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모색했다. 하나은행은 대출 만기연장 시 금리가 5.0%를 초과하면 최대 2%p까지 감면해주는 '중소법인 금융비용 경감 특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기 악화로 어려운 기업들에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생산적 금융의 취지는 좋다. 그렇기에 금융사들 또한 100조원 규모의 첨단·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모험자본을 확대하는 등 생산적 금융에 협조하겠다고 응답하는 것일 테다. 다만 현재 금융권에 부는 생산적 금융 열풍은 사실상 '반강제'에 가까워 보인다.

건전성 관리가 필수인 금융사에겐 생산적 금융 확대가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혁신 기업들은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사 입장에서는 돈을 내줘도 결국 회수 가능성이 적은 고위험 자산일 뿐이다. 즉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High Risk, Low Return)'인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에 생산적 금융에 동참하는 금융사들은 사실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금융사들이 매년 예대마진을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상생에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틀리지 않다. 다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법은 아니어야 한다. 금융사의 건전성이 취약해지고 수익성이 줄어든다면 결국은 금융 생태계 약화로 경제 전반의 자금줄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가 취지에 공감하며 리스크를 자발적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기여하면 그에 합당한 당근을 줘야 한다. 환경 조성이나 인센티브 제공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벤처기업이나 혁신 스타트업은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후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들을 금융사가 자금줄 역할을 하며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사가 '반강제 상생'이 아닌 '자발적 상생'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모색해 주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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