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4건 특허 출원···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로봇·AI·클라우드 결합 ARC 시스템 주목거대언어모델 등 원천 기술 글로벌 선점 노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미국 MIT와 공동으로 이족보행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네이버 산하 연구개발(R&D) 조직인 네이버랩스와 MIT 산학 협력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 '휴머노이드100'을 통해 향후 10년 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최대 60조달러(약 8경6622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보면 생성형 AI로 태동한 '기술 돌풍'은 최근 로봇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그간 국내외 기업들이 LLM 등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해 왔다면, 최근에는 '실체를 갖춘 AI'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리나라는 올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시키고 5년 내 AI 데이터와 피지컬AI,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에서 로봇 강국인 중국과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도 이런 동향에 발맞춰 해당 시장에 출사표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기술 개발 외에도 꾸준히 제반 작업을 이어왔다. 예컨대,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에만 24건의 로봇 기술 관련 특허를 냈다. 전체 등록 특허(72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런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단순히 로봇 개발뿐 아니라 ▲AI 거대언어모델(LLM)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운영체제(OS) 등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약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는 인간의 근육 역할을 하는 동작 모터의 경우 외부 전문업체 제품을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로봇 플랫폼' 영역을 고도화하는 데 보다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네이버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로봇 통합 플랫폼 ARC(AI·Robot·Cloud) 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ARC는 로봇의 연산과 판단은 클라우드가 맡고, 로봇 본체는 최소 컴퓨팅으로 동작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식의 구조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다수 로봇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도시형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이에 앞서 현재 네이버 1784에는 ▲3D 고정밀 지도 기반 로봇 M1·M2 ▲서빙로봇 루키 ▲5G 기반 양팔 로봇 엠비덱스 등이 배치돼 실증 테스트 중이다.
업계에서는 회사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른 영향도 크다고 분석한다. 네이버는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 건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그간 쇼핑·지도 등 크고 작은 영역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검색 기반으로 커머스·핀테크 등 영역으로 넓힌 것처럼, 오랜 기간 투자해 일군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에 나선 것"이라며 "다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타깃하고 있는 시장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사업·서비스 영역이 아닌 기술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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